'친환경선 힘'에 고공행진하는 신조선가…K-조선 올해 훈풍조짐
신규선박가 15년만에 180 넘어…韓조선, 암모니아 등 친환경선 싹쓸이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최근 친환경 선박 발주 증가에 힘입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는 신조선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국내 조선업체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1일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 신조선가지수는 181.27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2008년 10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 191.51포인트에 근접한 수치다. 신조선가지수는 2008년 11월을 마지막으로 15년 넘게 180선을 넘지 못했다.
신조선가지수는 새로 발주되는 선박의 가격을 지수화한 것으로, 현재 조선업계 상황과 함께 향후 조선업체의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게 해준다.
최근 신조선가지수 상승에는 컨테이너선 선가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컨테이너선 선가지수는 지난해 말 대비 6.85% 오르며 전체 신조선가지수의 상승세(1.63%)를 이끌었다. 다른 선종인 가스선(1.01%)과 원유 운반선(0.64%), 벌크선(0.54%)과 비교해도 큰 상승 폭이다.
특히 올해부터 컨테이너선 선가지수 산정 기준이 디젤연료 추진선에서 이중연료 추진선으로 바뀌면서 액화천연가스(LNG), 액화석유가스(LPG) 등을 연료로 사용하는 컨테이너선, 이른바 친환경 컨테이너선이 신조선가지수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러한 산정 방식 변화는 국내 조선사의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국내 조선업체가 수주한 컨테이너선 45척(HD한국조선해양 29척·삼성중공업 16척)은 모두 이중연료 추진선이었는데 이러한 친환경 선박 수주 증가에 힘입어 HD한국조선해양은 3년 만에, 삼성중공업은 9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최근 친환경 에너지인 수소의 운반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는 대형 암모니아 운반선(VLAC) 발주가 늘어나는 것도 국내 조선업계에는 청신호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기업들이 질소와 수소가 결합한 형태인 암모니아를 운반해 수소를 추출하는 방법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2035년까지 VLAC가 200척가량이 발주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조선사들은 올해 발주된 VLAC 15척(HD한국조선해양 11척·삼성중공업 2척·한화오션 2척)을 모두 수주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국 조선사들은 암모니아 운반선을 비롯한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해 올해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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