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통일장관 "탈북민 대상 日납북자 정보 수집해 日과 공유"

입력 2024-02-09 08:50
김영호 통일장관 "탈북민 대상 日납북자 정보 수집해 日과 공유"

요미우리 인터뷰서 "캠프데이비드 정신 이행…北인권 문제서 한일 연대해야"

"北 군사도발 지속 가능성 커…체제 결속 위해 한국에 대한 적의 부채질"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향후 탈북민을 대상으로 일본인 납북자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일본 정부와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9일 보도된 일본 요미우리신문 인터뷰에서 통일부 북한인권기록센터가 탈북민을 상대로 진행하는 인권 상황 실태 조사의 납북 피해자 국적 항목과 관련해 "앞으로는 '일본'을 추가해 조사할 것"며 "(정보가 있다면) 일본과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납북 피해자 국적에 대해 '한국'과 '기타'로만 물었는데, 여기에 '일본'을 추가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낸 것이다.

김 장관은 "(일본인 납북자에 관한) 질문을 조사 항목에 넣으면 구체적인 사례와 지역이 확인될 수도 있지 않은가"라며 "더 많은 정보 수집의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요미우리는 "지금까지 통일부 조사에서 탈북민이 일본인에 대해 언급한 것이 2회 정도였다"며 "질문 항목에 포함되지 않아 답변 횟수가 적고 내용도 모호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김 장관은 이러한 조치가 지난해 8월 한미일 정상이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납북자, 억류자 문제의 즉각적 해결을 위한 공동의 의지를 재확인한다"고 합의한 정신을 충실히 이행하는 정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 납북 피해자를 구출하기 위해 일본 관계기관과 협력 체계를 구축할 계획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한일이 연대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강조한 뒤 11월 미국 대선을 염두에 둔 듯 "미국의 정치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한일이 협력 체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납북 피해자 귀국을 "정권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언급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개최하고자 한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피력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1970∼1980년대 자국민 17명이 북한으로 납치돼 12명이 북한에 남아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북한은 12명 중 8명이 사망했고 4명은 아예 오지 않았다며 해결해야 할 문제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김 장관은 이번 인터뷰에서 4월 총선과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북한이 군사적 도발을 지속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전망하면서 한미일 협력 강화를 통해 확고한 억지 체제를 구축하는 것만이 한반도 평화를 유지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최근 남북관계를 '동족관계'가 아닌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고 한국과 통일은 성사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은 데 대해서는 "경제난이 매우 심각하고 민심 이반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북한 체제를 결속하기 위해 한국에 대한 적의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김 위원장 지시로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을 철거한 것과 관련해서는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업적을 없앴다는 의미를 지닌다고 짚고 "권력 세습 기반을 부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북한 엘리트층에서 혼란과 균열이 생길 가능성이 있어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김 위원장의 딸 김주애에 대해 "의전 수준이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다"며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반면 김 위원장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축소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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