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남서부 화산 또 폭발…용암에 온수관 터져(종합)

입력 2024-02-09 00:28
아이슬란드 남서부 화산 또 폭발…용암에 온수관 터져(종합)

관광지 블루라군 온천 또 폐쇄, 공항은 정상 운영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아이슬란드 남서부에서 한 달이 채 안돼 또 화산이 폭발했다.

로이터·블룸버그·AFP 등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약 40㎞ 떨어진 남서부 레이캬네스 반도에서 화산이 분화했다.

아이슬란드 기상청은 웹사이트에 "실린가르펠 북쪽에서 화산 분화가 시작했다"며 "강력한 지진 활동이 오전 5시30분께 있었고 약 30분 후에 폭발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연기가 하늘로 3㎞ 솟구쳤다고 말했다.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에는 어두운 하늘과 선명하게 대조되는 밝은 오렌지색의 용암이 땅의 갈라진 틈에서 80m 높이까지 분수처럼 솟았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아이슬란드 당국은 용암이 3㎞ 균열에서 흘러 나와 서쪽으로 흐르고 있다고 전했다.

아이슬란드 남서부 지역 화산 분화는 2021년 이후 여섯번째로, 작년 12월 이후로는 세번째다.

이번 화산 폭발은 지면의 균열을 통해 용암이 흘러나오는 아이슬란드 유형으로 대규모 폭발이나 화산재 생성은 없었다.

분화 장소에서 북서쪽으로 20㎞ 떨어진 레이캬비크 국제공항은 정상 운영되고 있지만 유명 온천 관광지 블루라군은 이번에도 문을 닫고 고객이 대피했다.



용암이 흘러내리며 수도관이 터져 레이캬네스 반도 남쪽지역 2만8천여명의 온수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자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정부는 온수 저장량이 평소엔 3∼6 시간분이지만 절약하면 6∼12시간까지 갈 수 있다며 온수와 전기를 아끼라고 권고했다.

이번 화산 분화 지점에서 2∼3㎞ 떨어진 곳엔 지열 발전소가 있다.

8∼10m 높이의 방호벽이 설치된 이 발전소는 소개뒤 원격으로 가동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 지역 화산 분화가 수년간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달 14일 화산 폭발 때는 실린가르펠의 남쪽 어촌 마을 그린다비크의 집이 일부 불타기도 했다.

그린다비크 주민 4천명은 지진 등 화산 분화 조짐이 잇따르자 지난해 11월 미리 대피했으며 여태껏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 마을은 작년 12월 18일 분화 때는 직접 피해를 보지 않았다.

아이슬란드엔 활화산이 33개 있지만 레이캬네스 반도에선 2021년 3월까지 8세기 동안 분화가 없었다.

2010년엔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 후 화산재가 유럽으로 퍼지며 항공기 10만여대 운항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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