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얼룩' 파키스탄 총선투표 개시…샤리프 전총리 '승리' 전망(종합)
총선 하루 전 잇단 테러로 28명 사망…투표소에 군경 65만명 배치
내무부, 치안상황 악화 감안해 휴대전화 서비스 '잠정' 중단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경제난과 정치 불안, 테러 등으로 혼란한 파키스탄에서 8일(현지시간) 총선 투표가 시작됐다.
투표는 이날 오전 8시 개시됐으며 오후 5시에 종료된다.
유권자 1억2천800만여명이 임기 5년의 연방하원 의원 266명을 직접 뽑는다.
여성과 종교 소수자 몫으로 배당된 하원 70석은 5% 이상 득표 정당들이 득표율에 따라 나눠 가진다.
펀자브주 등 4개 주 주의회 선거도 함께 치러진다.
이번 총선은 작년 8월 하원 해산 후 헌법에 따라 90일 이내인 같은 해 11월 이전에 치러졌어야 했다.
하지만 선거관리위원회가 인구조사 결과에 따른 선거구 조정을 이유로 차일피일 총선 일정을 미루다가 결국 대법원 개입으로 총선일이 올해 2월 8일로 확정됐다.
총선은 구조개혁 지연 등에 따른 경제난과 정치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치러지는 것이다.
여기에 정치인 등을 겨냥한 테러까지 기승을 부리는 상황이다.
총선 하루 전인 전날 오후 남서부 발루치스탄주에서는 총선 후보 사무소 두 곳 부근에서 잇따라 폭탄테러가 발생, 최소 28명이 사망하고 30여명이 부상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가 배후를 자처했다.
파키스탄 당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9만여개 투표소에 군경 등 치안 병력 65만여명을 배치했다.
또 내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악화하는 치안상황을 고려해 전국의 휴대전화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고 밝혔다.
내무부는 휴대전화 서비스를 언제까지 중단하는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번 총선에서는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가 파키스탄 '실세'로 평가받는 군부의 지원을 받아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일찌감치 나온 상태다.
그가 이끄는 파키스탄무슬림연맹-나와즈(PML-N)가 승리하면 그는 네 번째로 총리직을 맡게 된다.
그와 함께 언론 조명을 집중적으로 받는 정당은 파키스탄정의운동(PTI)이다.
PTI를 창당한 임란 칸 전 총리는 2018년 총선 승리로 집권한 뒤 외교정책 등에서 군부와 마찰을 빚어오다가 2022년 4월 의회 불신임으로 총리직에서 밀려났다.
칸 전 총리는 작년 8월 부패 혐의로 3년형을 받고 수감된 가운데 지난주 세 차례나 잇따라 추가 징역형 선고를 받았다.
총선 출마가 좌절된 그는 파키스탄에서는 선례가 없는 온라인 집회를 열어 지지 세력인 젊은 층에 다가가고 있다.
PTI 측은 전날 취재진에 군부가 자신들이 바라는 결과를 얻기 위해 수십 년 만에 "최악의 정치 공작"을 하고 있다고 군부를 직접 겨냥했다.
이밖에 파키스탄인민당(PPP)을 이끄는 빌라왈 부토 자르다리도 총리직을 노리고 있다.
자르다리는 파키스탄의 첫 여성 총리인 베나지르 부토의 아들로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의 동생인 셰바즈 샤리프 전 총리 재임 시절 외교부 장관(2022년 4월∼2023년 8월)을 맡기도 했다.
한편, 인권단체들은 이번 총선이 군부 개입 등으로 공정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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