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월 소비자물가 0.8%↓ 14년만 최대 낙폭…디플레 공포 확산(종합)

입력 2024-02-08 15:51
수정 2024-02-08 17:21
中 1월 소비자물가 0.8%↓ 14년만 최대 낙폭…디플레 공포 확산(종합)

글로벌금융위기 이듬해 2009년 9월 이후 가장 큰폭…생산자물가도 2.5%↓ 16개월째 마이너스

당국 "작년 1월 춘제 영향" 강조…전문가들 "부동산 침체·주가 하락이 가계 심리에 타격"



(베이징·서울=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홍제성 기자 = 중국의 1월 소비자 물가가 전년 동월 기준으로 14년여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생산자 물가도 16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하면서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0.8% 하락했다고 8일 밝혔다.

이는 전월(-0.3%)과 지난해 11월(-0.5%), 10월(-0.2%)에 이어 4개월 연속 하락한 것으로, 로이터통신 시장전망치 -0.5%를 크게 밑돌았다.

1월의 물가 하락폭(-0.8%)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듬해인 2009년 8월(-1.2%)과 9월(-0.8%) 이후 14년여만에 가장 많이 떨어진 것이다.

중국 CPI는 지난해 7월 0.3% 하락하며 2년 5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뒤 8월 0.1% 상승하며 반등했으나 10월부터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비식품 물가는 0.4% 상승했으나 식품 물가가 5.9%나 떨어져 하락세를 이끌었다.

세부적으로는 돼지고기가 17.3% 급락한 가운데 채소(-12.7%), 과일(-9.1%), 수산물(-3.4%) 등의 가격이 모두 하락했다.





상품 물가는 1.7% 하락했고, 서비스 물가는 0.5% 상승했다.

통계국은 1월 CPI가 대폭 하락한 데 대해 "지난해 1월 춘제 연휴가 있었기 때문에 비교 기준치가 높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 1월 CPI는 전월 대비로는 0.3% 상승해 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이날 함께 발표된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기 대비 2.5% 하락했다.

PPI는 전달(-2.7%)보다는 하락 폭이 줄었지만, 2022년 10월 -1.3%를 기록한 뒤 1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소비자 물가가 넉 달 연속으로 하락세를 기록한 데다 생산자물가 하락세도 장기간 계속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고착화되는 것 아니냐는 공포감이 확산하고 있다.

중국 경제는 '위드 코로나' 원년인 지난해 기저효과 등의 요인으로 전년 대비 5.2%의 성장을 기록했지만, 부동산 경기 둔화와 지방정부 부채 문제, 소비부진, 디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올해는 4%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

특히 새해 들어서는 중국의 주요 주가지수가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며 투자자의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기준치 50' 아래로 떨어지면서 경기 수축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중국의 디플레이션 압력이 앞으로 6개월 이상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 그룹의 레이먼드 영 중화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장기적인 부동산 침체와 주식시장 변동성이 가계 심리에 타격을 입혔다"며 디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강하다고 말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5일 지급준비율(RRR·지준율)을 0.5%포인트 인하해 유동성 약 1조위안(약 188조원) 공급에 나섰지만,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는 5개월 연속 동결하고 있다.

다만 인민은행은 이날 단기 정책금리인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금리(1.8%)와 14일물 역RP금리(1.95%)를 통해 900억 위안(약 16조6천억원)과 2천550억 위안(약 47조원)의 유동성을 각각 공급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이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조만간 LPR 인하에도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레이먼드 영은 "금리를 인하해야 할 임박한 필요성이 있다"며 악화한 인플레이션 통계가 좋은 구실을 제공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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