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수교국 또 줄어드나…과테말라 "中과 무역관계 수립 고려"(종합)

입력 2024-02-06 17:04
대만 수교국 또 줄어드나…과테말라 "中과 무역관계 수립 고려"(종합)

과테말라 외무장관 "대만과 관계 유지하겠지만 中 영향력 무시 못해"

中외교부 "'하나의 중국' 수용이 협력 전제…이익 부합 판단 희망"

(서울·베이징=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정성조 특파원 = 대만 수교국인 중미의 과테말라가 중국과 공식적인 무역 관계 수립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5일(현지시간) 밝혔다.

카를로스 마리로 마르티네스 과테말라 외무장관은 이날 로이터 인터뷰에서 대만과의 관계는 현재와 같이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중국의 힘과 영향력을 무시할 수도 없다는 것이 베르나르도 아레발로 신임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마르티네스 장관은 앞으로 무역 관계 구축을 위해 중국과 접촉할 것이라면서 무역 사무소를 설치하는 형태로 중국과 관계를 발전시켜 과테말라 제품이 중국에 수출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15일 취임한 아레발로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중국과의 관계 재정립 필요성을 밝혀왔다.

그는 지난해 6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도 "당선되면 중국과 더 긴밀한 관계를 추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아레발로 대통령의 취임 이후 과테말라 외교 노선이 중국 쪽으로 크게 기우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은 과테말라가 대만과의 단교 결정을 조속히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6일 브리핑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은 국제 사회의 보편적인 공동인식이자 국제 관계의 기본 준칙"이라며 "중국이 과테말라를 포함한 모든 국가와 협력을 전개하는 기본 전제요, 정치적 기초"라고 말했다.

왕 대변인은 "세계적으로 이미 183개 국가가 중국과 외교 관계를 수립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는 것이 국제적 대세라는 점을 충분히 보여줬다"며 "과테말라 새 정부가 역사적 대세와 시대 흐름에 순응해 과테말라 국가와 인민의 근본적·장기적 이익에 부합하는 올바른 판단을 조속히 내리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는 정식 수교국은 현재 과테말라를 비롯해 파라과이, 교황청, 벨리즈, 에스와티니, 아이티, 팔라우, 마셜제도, 세인트키츠네비스, 세인트루시아,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투발루 등 12개국이다.

또다른 수교국이었던 남태평양 섬나라 나우루는 지난달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독립' 성향의 집권 민주진보당 라이칭더 당선인이 승리한 뒤 대만과 전격 단교를 선언했고, 2005년에 단교했던 중국과 다시 국교를 맺었다.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은 지난달 24일 나우루와의 국교 복원 행사에서 "중국식 현대화가 가져온 발전 기회를 나우루와 함께 나눌 용의가 있다"면서 대만의 남은 수교국들을 향해 "조만간 바로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과테말라 외에도 최근 선거에서 대만 친화적 성향의 현직 총리가 낙선한 태평양 섬나라 투발루도 대만과 단교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k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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