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일랜드 신임 총리에 아일랜드 민족주의자 첫 임명
2년만에 연정 구성 파행 매듭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북아일랜드 신임 총리에 사상 처음으로 아일랜드 민족주의자인 미셸 오닐 신페인당 부대표가 임명됐다고 3일(현지시간) 로이터, dpa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오닐 신임 총리는 이날 총리직 수락 연설에서 "오늘은 새로운 새벽을 맞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나는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섬기고 (북아일랜드 시민) 모두를 위한 총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약 한 세기 전인 지난 1921년 친영 성향 연방주의자들의 지배력을 보장하기 위해 탄생한 북아일랜드 역사상 중대한 정치 지각 변동이라고 외신은 짚었다.
그의 임명은 이미 일찌감치 예견된 일이었다.
아일랜드 통합을 지향하는 신페인당이 2022년 5월 치러진 자치의회 선거에서 득표율 29%를 기록하고 사상 처음으로 의회 다수당을 차지하면서 총리 지명 권한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친영 성향 연방주의 정당인 민주연합당(DUP)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후 본토와의 사이에 무역장벽이 생긴 데 불만을 품고 연립정부 구성을 거부하면서 자치의회 및 행정부 출범이 계속 지연돼 왔다.
북아일랜드 영유권을 둘러싼 유혈 사태를 종식하고 현재의 평화 체제를 구축한 1998년 벨파스트 평화협정에 따르면 북아일랜드 민족주의 정당과 연방주의 정당이 함께 연정을 구성해야 한다.
그러다 최근에야 DUP가 영국 중앙 정부와 무역에 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에 합의, 연정 복귀를 선언하면서 2년 만에 자치정부 공백 사태도 마무리되게 됐다.
한편, 이날 북아일랜드 부총리로는 DUP의 엠마 리틀-펜겔리가 임명됐다. 북아일랜드 연정 특성상 총리와 부총리는 동등한 권한을 갖지만, 자치정부를 대표하는 상징성은 상대적으로 작다고 외신은 짚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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