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휴전요구' 결의안 논의…美 "반대"

입력 2024-02-03 05:15
안보리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휴전요구' 결의안 논의…美 "반대"

국제사법재판소 '집단학살 방지' 명령 후 알제리가 초안 작성

美유엔대사 "추가 결의안 중동협상 위험 빠뜨릴 것"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즉각적인 인도주의적 휴전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다시 논의한다.

다만, 미국은 팔레스타인 문제와 관련한 추가 안보리 결의 논의가 현재 진행 중인 중동 협상을 망칠 수 있다며 반대 의사를 명확히 해 통과 여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2일(현지시간) 미국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알제리가 제안한 (팔레스타인 문제 관련) 안보리 결의안 초안은 민감하게 진행 중인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협상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보리가 할 수 있고 또 해야 할 일은 앞서 채택한 두 인도주의적 결의를 지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안보리는 지난달 31일 회의를 열고 이스라엘에 제노사이드(genocide·집단학살) 방지를 요구한 국제사법재판소(ICJ)의 임시 명령에 관해 논의한 바 있다.

회의를 마친 뒤 이사국인 알제리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즉각적인 인도주의적 휴전을 요구하는 내용 등을 담은 결의안 초안을 이사국들과 공유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알제리 주도의 결의안 초안에는 팔레스타인 주민의 강제 이주를 거부하고, 모든 당사자가 국제법을 준수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또한 가자지구 전역에서 완전하고 신속하고 안전하며 방해받지 않는 인도주의적 접근이 이뤄지도록 촉구하는 내용도 담겼다.

알제리가 제출한 결의안 초안이 언제 논의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거부권을 가진 상임이사국 미국이 이날 반대 의사를 명확히 표명한 만큼 초안 그대로 통과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미국은 앞서 안보리에서 제기된 두 차례 휴전 촉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해 채택을 무산시킨 바 있다.

안보리 결의는 15개 중 9개국 이상 이사국의 찬성이 필요하고 미국과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5개 상임이사국이 거부하지 않아야 한다.

미국은 이 같은 초안대로 결의안이 통과될 경우 힘겹게 진행되고 있는 휴전 협상이 무산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미국, 카타르, 이집트와 이스라엘은 지난달 28∼29일 프랑스 파리 회의를 통해 일시 휴전과 인질·팔레스타인인 수감자 교환 방안을 마련해 하마스에 전달하고, 하마스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안보리는 지난해 12월 말 진통 끝에 1주일에 걸쳐 가자지구로의 인도주의적 지원을 확대하는 내용의 결의를 채택한 바 있다.

당초 가자지구 내 적대행위 중단을 촉구하는 등이 논의됐으나, 이스라엘의 동맹국인 미국이 거부권 행사를 시사하면서 최종 문구엔 포함되지 않았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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