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출점 끊긴 백화점들 "중형점 경쟁력 키워 외형성장 노린다"

입력 2024-02-05 05:56
3년 출점 끊긴 백화점들 "중형점 경쟁력 키워 외형성장 노린다"

향후 3년간 출점 어려워…"신규·고급 브랜드 보강해 매출 끌어올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중형점 명품 입점 경쟁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2021년 이후 신규 출점이 끊긴 백화점 업계가 올해 중형급 점포 프리미엄 브랜드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적어도 앞으로 3년은 점포를 더 내기 어려운 상황인 데다, 경기침체와 고물가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닫히고 있는 만큼 외형성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동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오는 4월 리뉴얼 오픈 예정인 수원점에 지역 최대규모의 컨템포러리 브랜드를 입점시킬 계획이다.

다음 달에 프랑스 패션 브랜드 'A.P.C.'와 디자이너 셀렉샵 '톰그레이하운드'를 들이고 남성 컨템포러리 매장을 120평 규모로 조성한다.

상권 수요를 고려해 다수의 럭셔리 브랜드와도 입점을 논의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또 인천점에는 명품 주얼리와 시계 브랜드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004170]은 지난 2일 광주점에 50평 규모의 티파니 매장을 열었다.

티파니가 광주 상권에 매장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세계는 경기점에 남성 명품 브랜드를 유치하는데도 힘을 주고 있다.

이달 말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제냐', 다음 달에는 '투미'를 각각 입점시키고 하반기에는 '스톤아일랜드'와 '페라가모 남성' 매장도 차례로 열 계획이다.

구찌, 프라다, 보테가베네타 등이 입점해 있는 의정부점에도 올해 명품 브랜드 1∼2개를 더 늘리기 위해 개별 브랜드와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백화점[069960]도 오는 4월 더현대 대구에 국내 백화점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꼼데가르송' 플래그십 스토어를 연다.

더현대 대구는 지난달 프랑스 명품 주얼리 브랜드 '메종 부쉐론' 매장을 연 데 이어 다음 달 중에는 셀린느 매장도 입점한다.

목동점에는 상반기 중 이탈리아 브랜드 발렉스트라를 입점시키고, 더현대 서울에는 이탈리아 패딩 브랜드 '에르노'를 올해 안에 들일 계획이다.

지난해 말부터 리뉴얼을 진행 중인 중동점은 다수의 해외 명품 브랜드와 입점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백화점 업계가 이처럼 중형점 키우기에 공을 들이는 것은 코로나 보복 소비 열풍이 꺾인 이후 이렇다 할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2년 보복 소비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던 백화점 업계는 지난해부터 업황 악화로 성장률이 쪼그라들었다.

산업통상자원부 집계에 따른 업태별 매출 구성비도 백화점이 17.4%로 편의점과 격차가 0.7%포인트(p)에 불과해 편의점에 오프라인 유통 최강자 자리를 내줄 위기에 처해있다.

지속된 경기 침체 여파로 올해 성장률도 담보하기 어렵다.

신규 출점이 가장 임박한 대상으로 거론되는 백화점 매장인 신세계 광주, 더현대 광주는 2027∼2028년, 롯데백화점 전주점도 2028년은 돼야 각각 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백화점들은 이런 상황에서 출점 없이 외형을 키우려면 닫힌 지갑을 열게 할 프리미엄 브랜드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 기간 조단위 매출을 올린 메인 점포들은 대부분 리뉴얼과 브랜드 교체를 교체했고 매출액이 수척억원대인 중형급 점포들은 조단위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매출 규모가 큰 '명품'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작용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국내 백화점은 상위 10개 점포 매출이 전체의 45%를 차지하고 하위 10개점 매출은 3.5%에 불과할 정도로 편중돼있는 만큼 중형점을 키울 필요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조단위 매출을 내는 대형점포는 코로나 기간 명품 보복 소비에 웬만한 브랜드를 사실상 다 갖춘 상태"라며 "대형점은 경쟁력을 갖춘 만큼 이제는 중형점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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