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총리실 "멜로니, '친러' 헝가리 총리 설득 주역"

입력 2024-02-01 23:29
이탈리아 총리실 "멜로니, '친러' 헝가리 총리 설득 주역"

우파 성향 '정치적 소울메이트' 돈독한 관계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유럽연합(EU)의 우크라이나 지원안에 대한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의 거부권 포기를 끌어낸 주역이라고 총리실 측이 1일(현지시간) 주장했다.

EU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특별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500억유로(약 72조원) 규모의 장기지원안에 합의했다.

지난 회의에서 홀로 반대표를 행사했던 오르반 총리가 찬성으로 돌아서면서 27개국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지원안이 통과됐다.

친러시아 성향의 헝가리가 거부권을 철회한 구체적인 배경은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이탈리아 총리실은 그 공을 멜로니 총리에게 돌렸다.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총리실 관계자들은 멜로니 총리가 이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총리실 측은 멜로니 총리가 특별정상회의 시작 전 오르반 총리와 두 차례 대면 회담을 가졌다고 소개하며 양자 회담 사진을 공개했다.

멜로니 총리는 오르반 총리와 '정치적 소울메이트'로 불릴 정도로 막역한 사이다.

멜로니가 2022년 9월 총선에서 승리하자 오르반 총리는 "이 어려운 시기에 우리는 유럽의 난제에 대한 공통의 비전과 접근 방식을 공유하는 친구들이 어느 때보다 많이 필요하다. 헝가리-이탈리아 우호, 만세!"라며 뜨겁게 반겼다.

국제사회는 멜로니 총리가 취임하자 친러시아 성향의 오르반 총리와 함께 우크라이나 지원, 대러시아 제재에 반대 목소리를 내며 EU의 분열을 일으킬 것으로 우려했다.

2022년 10월 집권한 멜로니 총리는 예상과 달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우크라이나를 굳건히 지지해왔다.

그는 지난달 중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경제 지원을 올해 말까지 지속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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