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송영숙 "통합, 상속세 재원 마련하며 한미 DNA 지키는 길"

입력 2024-02-01 15:49
한미 송영숙 "통합, 상속세 재원 마련하며 한미 DNA 지키는 길"

"두 아들, 거시적 안목으로 통합 대의 이해하리라 믿는다"



(서울=연합뉴스) 나확진 기자 =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은 1일 OCI그룹과의 통합과 관련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면서도, 창업주의 유산인 '한미의 DNA'를 지키며 R&D(연구개발) 중심 제약기업으로 단단히 서는 최선의 방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송 회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장·차남인 임종윤·임종훈 한미약품[128940] 사장이 통합에 반대해 가처분을 신청한 데 대해 "가슴 아픈 일이지만 100년 기업 한미로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결단할 수밖에 없었다"는 최근 사내 임원들과의 대화를 전하며 이같이 말했다.

또 "가족 간의 이견이 다소 발생했지만, 한미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며, 통합을 반대하는 두 아들도 결국 거시적 안목으로 이번 통합의 대의를 이해할 것이라고 믿는다"는 자신의 최근 임원 회의 발언도 소개했다.

그는 고(故) 임성기 한미그룹 창업주가 세상을 떠나기 전 손자녀들에게 "여전히 우리 인체는 풀지 못한 비밀이 너무나 많다. 남은 너희들이 더욱 R&D에 매진해 그 비밀을 풀어 나가라. 더 좋은 약, 신약을 만들거라"는 말을 남겼다며 '혁신 신약 개발'만이 한미가 나아가야 할 방향임을 창업주가 제시한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2020년 8월 임성기 창업주 별세 후 5천400억원 규모의 상속세가 부과되고 지난해 10월 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008930] 주가가 3만원 이하로 하락한 시기에는 '한미그룹을 통째로 매각하는 상황까지 가는 게 아닌가' 하는 절박한 위기감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송 회장은 이러한 상황에서 장녀 임주현 사장과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면서도 한미의 철학과 비전을 지켜낼 수 있는 방법'을 깊이 논의했으며 그 결과 OCI그룹과의 통합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여러 해외 사모펀드가 자신에게 현 주가의 2배가 넘는 금액을 제시하며 경영권 매각을 제안했으나, 일방적 매각 방식은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미약품그룹과 OCI홀딩스[010060]는 지난달 12일 OCI홀딩스가 7천703억원을 들여 한미약품 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유상증자 등을 통해 모두 27.0%를 취득해 최대 주주가 되고, 임주현 사장과 송 회장 등이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임종윤·임종훈 사장은 닷새 뒤 한미사이언스를 상대로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수원지방법원에 냈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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