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부터 통신·금융채무 한번에 조정…"빠른 재기 지원"
SKT·KT·LG유플러스·소액결제사 통신채무 대상
(서울=연합뉴스) 이율 기자 = #채무자 A씨는 금융채무 3천만원과 통신채무 100만원을 보유하던 중 실직해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을 통해 금융채무를 조정했지만, 소득 부족으로 통신채무는 미납이 지속됐다.
A씨는 직장을 구하기 위해 휴대전화가 필요해 통신채무를 정리해야 했고, 이를 위해 대부업체를 통해 200만원의 고금리 대출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2분기부터는 A씨와 같은 채무자가 채무조정을 받을 때 통신과 금융채무를 동시에 조정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분기부터 신용회복위원회가 금융채무와 통신채무를 동시에 조정하는 '금융-통신 통합채무조정'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1일 밝혔다.
경제 사정이 어려워 금융채무에 대해 채무조정을 받았다 하더라도 통신채무가 연체되면 전화나 문자 등 통신서비스 이용이 제약돼 구직활동 등 경제활동에 제약이 발생한다. 이에 따라 일반적으로 통신채무를 금융채무보다 우선해 상환하게 된다.
2분기부터 통합채무조정이 시행되면 신용회복위원회에서 금융채무와 통신채무를 한 번에 조정받을 수 있으며, 채무자의 재산과 소득을 감안해 채무자가 성실히 상환하고 재기할 수 있도록 금융채무와 통신채무가 조정된다.
현행 제도하에서는 신용회복위원회가 3개월 이상 연체된 핸드폰 기기비(서울보증보험 보증채무) 외에는 통신채무를 직접 조정할 수 없으며, 통신채무를 갚기 어려운 이용자가 통신사에 신청할 경우 5개월 분납만 가능하다.
이에 따라 채무조정을 신청해도 통신요금과 소액결제대금에 대해서는 충분한 지원을 받을 수 없어 재기 지원 효과에 한계가 있었다.
금융·통신 통합 채무조정을 위해서는 통신업계가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조정 협약에 가입해야 해 양측은 가입 여부와 세부 사항에 대해 협의 중이다.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017670],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와 소액결제사인 다날[064260], KG모빌리언스[046440] 등은 1분기 협약 가입을 추진 중이며, 정부는 향후 관련 규정 개정과 시스템 정비 등 준비절차를 거쳐 2분기 중 시행이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김진홍 금융위 금융소비자국장은 "가입자 수가 많은 통신 3사의 통신채무 통합채무조정을 우선 시행하되, 추후 알뜰폰 통신채무 등으로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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