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쩐의 전쟁' 美대선…가열되는 선거자금 유치경쟁
'큰손 기부자' 쟁탈전…'격전지' 플로리다엔 후보 총출동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오는 11월 미국 대선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각 후보의 선거자금 유치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당내 경선에 에너지와 자금을 쏟아부은 공화당 대선 주자들은 '큰손' 기부자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폴리티코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대세론'을 굳힌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달 1일 그의 지지자인 억만장자 투자자 존 폴슨의 플로리다 팜비치 자택에서 공화당의 최대 기부자 20여명과 만찬을 할 예정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7일에는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에서 호텔 최고경영자(CEO) 던 어헌, 카지노 갑부 프랭크·로렌초 페르티타 형제, 호텔·항공우주산업 재벌 로버트 비글로를 만나 자금 지원 약속을 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특히 이전에 자신에게 기부한 적이 없거나 관계가 소원해진 이들을 겨냥하고 있다.
비글로도 그 중 한명으로, 원래는 공화당 경선을 포기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최대 기부자였던 인물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주요 후원자 중 한명이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지원을 상당폭 줄인 헤지펀드 억만장자 로버트 머서의 딸 리베카 머서를 다시 데려오기 위해 공을 들이기도 했다. 결국 이들 부녀는 현재 그의 선거운동을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직 지난해 4분기 모금액을 밝히지 않았다. 지난해 3분기 모금액은 4천550만 달러(약 607억원)다.
앞서 두 번의 공화당 경선에서 모두 패했지만 사퇴하지 않고 완주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도 30일 뉴욕 모금 행사에 참석한다.
이 행사는 억만장자 투자자 스탠리 드러켄밀러와 헨리 크래비스, 켄 랜건 등이 공동 주최한다. 이 지역 유세의 일환으로 행사에 참여하는 헤일리 캠프 측은 150만 달러(약 20억원) 이상의 모금을 기대하고 있다.
당내에서 사퇴 압박을 받는 그가 경선을 이어가려면 선거자금 모금이 뒷받침돼야 한다.
헤일리 전 대사는 향후 2주간 플로리다 남부, 캘리포니아, 텍사스 등에서 10건 이상의 행사가 잡혀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지난해 4분기 2천400만 달러(약 320억원)를 모금했다고 말했고, 그의 선거 캠프는 지난 23일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 이래 260만 달러(약 35억원)를 모았다고 밝혔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실시되는 바이든 대통령은 경선에 자원을 투입할 필요가 없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분위기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4분기 9천700만달러(약 1천280억원) 넘게 모금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바이든 캠프가 현재 보유한 현금은 1억1천700만달러(약 1천561억원)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도 30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와 팜비치에서 각각 모금 행사에 참석하는 등 선거 자금 확보에 계속해서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선거 자금 모금의 중심지가 되고 있는 플로리다에는 바이든 대통령뿐 아니라 트럼프 전 대통령과 헤일리 전 대사가 모두 출격한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보도했다.
최근 몇 년 사이 대형 헤지펀드 시타델의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켄 그리핀 등 억만장자들이 이곳으로 옮겨왔고 이 지역 금융 산업도 호황을 맞으면서 부유한 기부자들을 찾는 후보들이 앞다퉈 몰려들고 있다고 한다.
k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