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량 랩톱' LG 그램 프로, AI 품고 성능 업그레이드
차세대 프로세서 '코어 울트라' 탑재…그램 시리즈 정체성도 계승
(서울=연합뉴스) 오규진 기자 = '프로'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았다.
LG전자[066570]가 이달 초 선보인 프리미엄 랩톱 '그램 프로'를 1주일 넘게 써보고 내린 평가다.
인공지능을 품은 프로세서를 탑재했으며, 성능 개선도 이뤄냈다.
그램 시리즈의 정체성을 계승해 휴대성에서도 강점도 뽐냈다.
그램 프로는 지난해 12월 정식으로 출시된 인텔의 차세대 퍼스널 컴퓨터(PC) 프로세서 '코어 울트라'를 탑재했다.
코드명 '메테오 레이크'로 알려진 이 프로세서는 '타일 구조'로 설계를 바꿔 성능과 전력효율을 모두 끌어올렸으며, 인공지능 연산에 특화된 반도체 신경망처리장치(NPU) 'AI 부스트'를 담아 네트워크 연결 없이도 정보를 연산할 수 있도록 했다.
그램 프로에 들어간 '코어 울트라 7 프로세서 155H'는 최대 16코어로 작업 22개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으며, 처리 속도는 1초당 최대 4.8㎓다.
성능 측정 사이트 긱벤치(Geekbench)에서는 싱글코어 2천253점, 멀티코어 1만2천687점을 기록했다. 경쟁사들의 최고급 랩톱과 견줘도 손색이 없었다.
멀티코어 점수는 지난해 출시된 '그램 스타일' 대비 약 41% 증가했다.
그래픽처리장치(GPU)는 프로세서에 내장된 '인텔 아크'에 엔비디아의 지포스 RTX 3050(GeForce RTX 3050)을 더했다.
오픈CL 스코어는 5만496점으로 빠지지 않았으며, 전원 연결에 따른 성능 차이도 나타나지 않았다.
43.1㎝ LCD 디스플레이는 넓은 시야각을 가능하게 하는 '평면 정렬 스위칭'(IPS) 기술을 지원하며, 최대 주사율은 144㎐로 부드러운 화면 넘김을 자랑한다.
미국 영화업계가 정한 디지털 시네마 색 표준(DCI-P3) 색상도 99% 재현했으며, 화면비도 '대세 비율'인 16:10으로 맞췄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서 콘텐츠를 시청하거나 사진·동영상 편집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데 화면이 최적화됐다.
공간음향 시스템 '돌비 애트모스'를 더한 스마트 앰프는 5W 스피커 두 대만으로 소리 없이 저음역·중음역·고음역을 균형감 있게 출력하며 몰입감을 더했다.
인공지능을 강조한 제품답게 이미지 생성 인공지능 '스테이블 디퓨전'을 '온디바이스 AI'로 사용할 수 있다.
온디바이스 AI는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 기기 안에서 정보를 스스로 수집하고 연산하는데, 중앙 서버를 통하지 않아 처리 속도가 빠르고 보안에서도 강점이 있다.
빈센트 반 고흐(1853∼1890) 화풍으로 '경복궁의 겨울'을 그려달라고 하자 인터넷 연결 없이도 약 13초 만에 그럴듯한 그림을 만들어냈다.
프롬프트를 바꿔도 10∼13초 만에 주제에 맞는 그림을 뚝딱 그려냈다.
'초경량 랩톱'으로서 정체성을 유지하는 데도 공을 들였다.
43.1㎝ 모델 기준 무게는 1천299g으로, 화면 크기가 같은 2024년형 그램 일반 모델과 비교했을 때 약 50g 가벼웠다.
디스플레이의 유효 면적도 넓혔으며, 제품 두께도 경쟁 랩톱보다 20∼30% 얇은 12.6∼12.9㎜에 불과했다.
앞서 LG전자는 그램 프로·그램 프로 360을 공개하며 '고성능 랩톱은 휴대성이 떨어진다'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제품 내부를 새롭게 설계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배터리 용량은 9만20㎃h로 100% 충전하면 '최고 성능' 모드 기준 9시간, '균형 잡힌' 모드 기준 12∼13시간 사용할 수 있었다.
그램 시리즈 특유의 깊고 반발력 있는 키보드도 그대로였는데, 그램 일반 모델보다는 상대적으로 기계식 키보드에 가까운 타격감을 제공한다.
<YNAPHOTO path='AKR20240130130200017_07_i.jpg' id='AKR20240130130200017_0701' title='LG 그램 프로' caption='[촬영 오규진]'/>
하지만 좀 더 개선해야 할 여지도 있다. 대표적으로 쿨링 시스템은 숙제로 꼽힌다.
초경량 노트북 특성상 발열 제어가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쿨러가 생각보다 자주 돌아가며 그 소리도 작지 않아 어렵지 않게 인지할 수 있다.
'LG 스마트 어시스턴트'에서 AI 소음 제거, AI 배터리 사용량 감지 알림 등이 있긴 하지만, 인공지능을 활용한 기능이 AI 스마트폰 대비 적다는 점도 아쉬웠다.
운영체제(OS) 제약 없이 스마트폰·태블릿PC를 10대까지 연결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SW) '그램 링크'도 애플 기기와 파일을 주고받을 때 간헐적인 끊김이 있었다.
판매가는 디스플레이 크기, 그래픽카드, 메모리 등에 따라 다르며 254∼334만 원이다.
acd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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