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도발 때 美, 확전-동맹신뢰약화 감수 사이 딜레마 빠질수도"
美전문가 "北 국지적 도발이 확전될 때의 위험성 인정해야"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북한의 대남(對南) 군사위협에 대한 미국 조야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향후 있을 수 있는 북한의 국지적 도발이 미국 정부에 심각한 딜레마를 안길 수 있다고 미국 전문가가 지적했다.
북한의 도발에 적극 대응함으로써 국제전쟁으로의 확전 리스크를 감내하거나, 확전을 피하기 위해 개입을 자제함으로써 북한의 '승리'와 동맹국들의 대미 신뢰 약화를 감수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미국이 놓일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국가정보국(DNI) 북한정보담당관을 지낸 마커스 갈로스카스 스코우크로프트센터 인도·태평양 안보 이니셔티브 책임자는 26일(현지시간)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 주최 온라인 세미나에서 북한의 군사위협이 확전의 인화력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갈로스카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쟁을 하겠다는 전략적 결단을 내렸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전제했지만 "북한의 국지적 공세가 빠르게 확전될 때의 위험성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 위원장이 최근 수년간 핵 역량을 포함한 군사적 능력을 개선·확장했고, 러시아·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했기 때문에 앞으로 취할 공세는 과거에 했던 도발에 비해 훨씬 더 심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갈로스카스는 북한이 핵능력에 입각해 확전을 위협하는 동시에 러시아의 지원과 중국의 잠재적 개입에 의지하면서 국지적 공격을 수행할 경우 미국으로 하여금 강력 대응을 주저하게 만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만약 북한이 제한적인 공격에 성공한다면 그것은 더 큰 핵 교전이나 중국과의 더 큰 전쟁으로 번질 수 있고,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북한은 국지전 승리를 쟁취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만약 북한이 국지전 승리를 쟁취할 경우 모든 상황이 원상복구되더라도 미국 동맹국들의 대미 신뢰는 흔들리게 되고, 북한 정권의 입지는 한층 더 강력해진다고 갈로스카스는 우려했다.
DNI 부국장을 거쳐 현재 싱크탱크인 독일마셜펀드 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베스 새너는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 확대로 인해 한미, 미일 동맹이 강화되는 상황을 중국이 반기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새너 연구원은 "중국은 한반도의 불안정을 원하지 않으며, 한반도에서 전쟁에 휘말려 들어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러시아의 대북한 지원은 분명 중국에 문제를 야기하고 중국을 불편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북러 군사협력과 러시아의 대북 군사 프로그램 지원 등이 중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미국이 중국에 강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jh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