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도중 걸어나간 트럼프…상대측 변호사 변론 시작하자 퇴장
1시간 후 법정 복귀…민사소송에 대한 불만 표시하기 위한 행동인 듯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성추행과 관련한 명예훼손으로 피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판 도중 스스로 걸어 나갔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 이날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린 명예훼손 혐의 민사소송의 최종변론에 참석했다.
최종변론은 원고 E. 진 캐럴의 변호인 로버타 캐플런부터 시작됐다.
캐플런 변호사는 배심원단을 향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명예훼손으로 인한 원고 캐럴의 피해를 언급하면서 "트럼프 때문에 소셜미디어에서 캐럴에 대한 인신공격 행위가 확산했다"고 강조했다.
캐플런 변호사의 변론이 끝나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갑자기 피고석에 앉아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리에서 일어나 법정을 빠져나갔다.
변론 도중 피고가 정당한 이유 없이 자리를 뜨는 것은 일반적으로 쉽게 볼 수 없는 일이다.
재판을 주관하는 루이스 캐플런 판사도 법원 속기사에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일어나 걸어 나갔다고 기록하라"고 지시했다.
다만 변호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퇴장에 신경을 쓰지 않고 최종 변론을 이어 나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캐플런 변호사의 최종 변론이 끝난 뒤 법정에 복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민사소송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기 위해 퇴장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사실로 규정한 뒤 명예훼손에 대한 배상 여부만을 결정하는 이번 민사소송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해왔다.
그는 28년 전 뉴욕의 한 백화점에서 원고 캐럴을 성추행한 적이 없고, 원고를 만난 적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증언대에 올라 '원고의 주장은 거짓'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캐플런 판사에게 경고를 받기도 했다.
kom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