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품 받으려 줄섰는데…"이스라엘 폭격에 20명 사망"
가자 당국 "전쟁 범죄" 맹비난…"군중에 대포·미사일 발사돼"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이스라엘군이 25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최대 도시인 가자시티에서 구호품 분배를 기다리던 군중을 공격해 20명이 사망하고, 150명이 다쳤다고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AFP통신이 하마스 측 가자지구 보건부를 인용해 보도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가자시티 외곽에서 발생한 이날 공격으로 다수의 사상자가 나왔다면서 이번 일은 "끔찍한 전쟁 범죄"에 해당한다고 이스라엘을 맹비난했다.
팔레스타인의 무장단체인 이슬라믹지하드 측은 이스라엘이 현장에서 군중에게 대포와 미사일을 발사해 사람들을 살해했다고 주장했다고 AFP는 전했다. AFP는 그러나 이런 주장의 진위를 자체적으로 검증할 수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목격자들은 이스라엘군이 구호품을 기다리는 군중을 겨냥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공격으로 조카가 다쳤다는 아부 아타 바살 씨는 "먹을 것이 전혀 없었던 사람들이 음식과 밀가루를 얻으려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탱크가 나타나 사람들을 향해 발포하기 시작했다"며 "사람들이 조각났다"고 몸서리를 쳤다.
손과 다리에 부상을 입은 모하메드 알-리피 씨는 "밀가루를 얻으러 가고 있었는데 그들이 우리에게 4차례 발포했다. 상당수의 주민이 죽거나 다쳤다"고 말했다.
AFP 기자는 가자티시 최대 병원인 알시파 병원에 사상자들이 이송됐으며, 시신들이 바닥에 누워있는 것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가자지구 북부의 식량 상황을 "극도로 끔찍하다"고 묘사하며, 드문드문 구호품이 전달되면 굶주려 눈이 푹 꺼진 게 역력한 필사적인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가자지구 다른 지역에서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자가 속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가자지구 중부 알누세이라트 난민촌에서는 해질 무렵 이스라엘군이 한 가옥을 폭격해 6명이 사망했다고 가자지구 보건부는 밝혔다.
보건부 관리들은 최근 이스라엘의 공격이 집중된 가자지구 남부 최대도시 칸 유니스에서도 지난 24시간 동안 사망한 팔레스타인 사망자가 최소 50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현재 칸 유니스에서 하마스 소탕을 위한 시가전을 벌이고 있다.
전날에도 이스라엘군은 피란민이 머무는 유엔 시설을 전차로 공격해 최소 13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가 밝힌 바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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