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총리, 영국에 '파르테논 마블스' 반환 거듭 촉구

입력 2024-01-26 02:50
그리스 총리, 영국에 '파르테논 마블스' 반환 거듭 촉구

지난해 11월 외교갈등 이후 2개월 만에 다시 공개 요구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가 25일(현지시간) 영국 박물관에 '파르테논 마블스' 반환을 거듭 촉구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여러 가지 이유로 재결합을 주장할 것이지만 내 생각에는 그중 하나가 가장 중요하다"며 "아크로폴리스의 그늘에서 함께 볼 수 있어야만 그들의 엄청난 문화적 중요성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리스 고대 역사의 수호자로서 그리스 고대의 보존, 보호, 홍보는 중요할 뿐만 아니라 결코 깨뜨려서는 안 되는 불가침의 의무이자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미초타키스 총리가 파르테논 마블스 반환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은 지난해 11월 26일 이후 2개월 만이다.

그는 당시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파르테논 마블스 반환 문제에 대해 "비유하자면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있는 '모나리자'를 반으로 잘라 그 절반을 영국에 전시하고 있는 것"이라며 "원래 자리로 돌려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초타키스 총리가 반환을 압박하자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예정된 정상회담을 돌연 취소한 뒤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이번 회담에서 해당 이슈는 꺼내지 않기로 사전 합의가 됐는데, 그리스가 어겼다고 주장했다.

그리스는 파르테논 마블스를 영구적으로 반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영국 박물관은 그리스 정부가 파르테논 마블스의 소유권을 인정한다면 그리스에 대여하는 것을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파르테논 마블스는 기원전 5세기 그리스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에 있던 160m 길이 '프리즈(건물 윗부분을 장식하는 띠 모양의 조각이나 그림)'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대리석 조각으로, '엘긴 마블스'라는 이름으로도 유명하다.

그리스는 영국 외교관 '엘긴 백작' 토머스 브루스가 19세기 초반 오스만제국 치하 그리스에서 파르테논 신전 대리석을 가져간 행위를 절도로 본다.

그러나 영국은 당시 오스만제국에 파견된 특별대사 엘긴이 오스만제국과의 합법적 계약을 통해 획득한 것이라고 반박한다.

파르테논 신전 프리즈 중 나머지 50m는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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