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선진시장서 '질주' 현대차·기아…수출·영업익 나란히 1·2위
친환경차 판매도 호조…전년 대비 28% 늘어난 127만대
합산 영업익 27조원 육박…수익성 강화하며 '글로벌 빅3' 입지 강화
올해 합산 744.3만대 글로벌 판매 목표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국내 완성차 1·2위 업체인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27조원에 육박하는 합산 영업이익을 올리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대표 자동차업체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두 기업의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률은 무려 10.2%에 이른다. 수익성 면에서 기존 고급차 브랜드는 물론 전동화 시대 최대 라이벌인 테슬라를 뛰어넘는 저력을 보였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끈 친환경차 및 북미·유럽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내세워 올해 '글로벌 빅3' 자동차업체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 합산 매출 262.5조·영업익 26.7조…영업익·수출 모두 1·2위
25일 현대차·기아의 실적 공시를 종합하면 지난해 두 기업의 합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62조4천720억원, 26조7천34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4.8%, 56.7% 증가한 수치다.
순이익도 57.2% 늘어난 21조원으로 집계됐다.
양사 합산 직전 최대 실적인 2022년 실적(매출 228조7천105억원·영업이익 17조580억원)을 뛰어넘는 것으로, 영업이익만 보면 1년 새 10조원 가까이 늘었다.
또 이는 2022년까지 14년 연속 국내 상장사 1위를 지켜온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6조5천400억원)를 4배 이상 웃도는 것이다.
지난해 매월 2조원 이상의 수익을 남긴 현대차·기아는 이로써 국내 상장사 가운데 지난해 영업이익 1·2위에 오를 것이 확실시된다.
자동차 업계는 두 기업의 합산 영업이익률(10.2%)이 지난해 수익성이 반토막 난 미국 최대 전기차업체 테슬라(8.2%)를 넘어선 점에 주목하고 있다.
판매 대수 등 양적인 면을 넘어 수익성 등 질적인 면에서도 현대차·기아가 최대 경쟁업체를 앞지른 것이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앞서 지난해 수출에서도 나란히 1·2위를 차지한 바 있다.
두 기업은 지난해 12월 열린 제60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각각 '300억달러 수출의 탑'과 '200억달러 수출의 탑'을 받아 수출의 탑을 받은 1천704개 기업 중 액수 면에서 1·2위에 올랐다.
특히 현대차는 300억달러가 넘는 수출액으로 최고 금액의 '수출의 탑'을 수상했는데, 자동차 업체가 최고상을 받은 것은 상이 만들어진 지 60년 이래 처음이다.
◇ 친환경차 등 고수익 차종 선전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의 호실적은 전기차 등 친환경차의 선전에 힘입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전기차(EV), 하이브리드차(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를 포함한 친환경차 부문에서 전년 대비 27.9% 증가한 127만1천대(현대차 69만5천대·57만6천대)를 팔았다.
특히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각국이 보호주의 정책이 속속 도입하고 있는 가운데 두 회사의 전기차 판매는 2022년 46만1천대에서 지난해 57만6천대로 24.9% 늘었다.
아울러 전기차 판매 둔화를 틈타 수요가 늘고 있는 하이브리드차 판매도 같은 기간 39만8천대로 55만7천대로 39.9% 증가했다.
파는 만큼 많이 남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레저용 차량(RV) 등 고수익 차종이 많이 판매된 것도 두 기업 합산 호실적을 이끌었다.
그 결과 현대차는 지난해 전체 판매에서 SUV가 차지하는 비중이 제네시스를 포함해 지난해 57.1%까지 뛰어올랐고, 기아도 지난해 3분기 기준 RV 판매 비중이 69%를 기록했다.
◇ '선진시장' 북미·유럽서 판매 증가…올해 합산 744.3만대 판매목표
자동차 선진시장인 북미와 유럽 권역에서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도 고무적으로 평가된다.
도매 판매 기준 지난해 북미 권역에서 현대차·기아의 합산 판매량은 209만2천대(현대차 108만4천대·기아 100만8천대)로 전년 대비 15.7% 늘었다.
유럽 권역에서도 양사 합산 전년 111만7천대에서 124만3천대로 11.3% 증가했다
이에 따라 작년 총 730만4천282대를 글로벌 시장에서 판 현대차·기아는 일본 도요타(1천115만대 추정), 독일 폭스바겐(923만대9천500대)에 이어 '빅3' 자리를 수성할 것이 확실시된다.
앞서 현대차·기아는 지난 2022년 전 세계에서 총 684만5천대를 팔아 도요타(1천48만3천대), 폭스바겐(848만1천대)에 이어 처음으로 글로벌 판매량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작년 대비 1.9% 늘어난 744만3천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둔화 등 부정적 경영 여건을 고려해 올해와 비슷한 판매 목표를 설정한 것으로, 두 기업은 전기차 공장 증설 등 투자 기조는 유지하며 글로벌 선도업체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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