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난해 자본유출 규모 92조원…5년 만에 순유출로 전환"
국가외환관리국 연간 해외거래 통계 자료로 확인…중국 경기 둔화와 연관 큰 듯
日매체 "중국 증시서 외국인 자본 이탈도 심각"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중국이 지난해 5년 만에 처음으로 자본 순유출 상태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이 최근 발표한 은행 고객들의 해외 거래 연간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한해 중국 내 은행에 계좌를 개설한 기업과 개인들이 외국으로부터 들여온 자금은 6조1천955억 달러(약 8천270조원)로 이들이 외국으로 보낸 자금 6조2천642억 달러(약 8천362조원)보다 687억 달러(약 92조원)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자본 순유출은 외국에서 들여온 자본보다 본국에서 빠져나간 자본이 더 많은 것을 의미한다.
중국의 자본 순유출은 2018년 858억 달러(약 115조원)를 기록한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과 맞물린 2019년부터 2022년까지는 들어온 자본이 더 많은 자본 순유입 상태를 유지해 왔다.
이는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외국과 왕래 규제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SAFE는 매달 국내 은행을 통해 기업과 가계가 해외와 거래한 자금을 집계해 월간 및 연도별 데이터를 공표한다.
이 데이터는 상품 서비스 무역이나 투자 활동 등이 대상으로, 외화 환전 여부와 무관하게 위안화를 통한 거래도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은 SAFE 연간 통계를 보도하면서 "지난해 중국의 자본 유출은 공장 건설 등 직접 투자에 따른 유출이 두드러졌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이 통계에서는 자금을 해외로 옮긴 주체가 중국 기업인지 외자기업인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외자기업의 중국 사업 철수나 축소, 중국 부유층 자금 도피 등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중국의 자본 유출은 전반적으로는 부동산 경기 침체, 내수 부진,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 등 각종 악재로 인한 중국 경기 둔화와 관련이 크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주식시장 자본 유출이 특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가 강한 매도세로 인해 최근 5년 만에 최저치로 급락하는 등 중국 증시는 새해 들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말 홍콩 증시연계 거래 제도의 데이터를 토대로 자체 계산한 결과, 지난해 12월까지 최근 4개월간 중국 주식시장에 유입된 외국인 투자금의 90% 가까이가 대거 빠져나갔다고 보도한 바 있다.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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