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반군, 美·英 국적자에 "한 달 내에 예멘서 떠나라"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예멘 반군 후티가 미국과 영국의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이들 국적자에게 강제 출국 명령을 내렸다고 로이터 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후티 반군 측은 외무부 명의로 유엔의 예멘 인도주의 조정관 권한대행 피터 호킨스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국과 영국 시민권을 가진 관리와 직원들에게 30일 이내에 떠날 준비를 하도록 통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서한에는 예멘 내 활동을 위해 미국인과 영국인을 고용하지 말라는 명령도 포함됐다.
영국 국적자인 호킨스 권한대행 측은 물론, 예멘 주재 미국·영국 대사관도 로이터의 확인과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사우디아라비아 주도의 아랍동맹군과 10년 가까이 전쟁을 치르면서도 예멘 수도 사나 등 북부를 중심으로 영토의 상당 부분을 장악했다.
최근에는 내전이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양측은 과거 유엔 중재로 일시 실행됐던 휴전을 연장하지 못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하자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멈추게 하겠다는 명분으로 작년 11월부터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교역로인 홍해에서 상선을 공격하고 있다.
미국은 이들의 공격으로부터 상선을 보호하기 위해 다국적군을 규합해 홍해에서 '번영의 수호자 작전'을 폈고 지난 12일부터 영국군과 함께 예멘 내 후티 반군의 군사시설을 폭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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