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루처럼 단교할라"…대만, 태평양섬나라 투발루 총선에 촉각
26일 총선 실시…투발루 재무장관 "새 의회서 외교관계 재논의해야"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남태평양 섬나라 투발루의 현직 장관이 총선 이후 대만과 외교 관계를 재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해 대만이 긴장하고 있다.
세베 파에니우 투발루 재무장관은 최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대만과의 외교 관계에 대해 "의심할 여지 없이 선거 이후 새 의회에서 다시 논의해야 하는 문제"라며 "새 정부가 입장을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누가 투발루의 개발 열망에 부응하고 이를 지원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투발루는 대만과 공식 외교 관계를 맺고 있는 전 세계 12개국 중 하나다. 하지만 지난 15일 남태평양 섬나라 나우루가 대만과 단교를 선언하면서 이웃국 투발루가 다음 타자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19일에는 비케니베우 파에니우 주(駐)대만 투발루 대사가 호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투발루 내부에서는 총선 이후 새 정부가 중국을 외교적으로 승인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고 밝혀 주목받기도 했다.
9개의 작은 섬으로 이뤄진 투발루는 총면적 26㎢에 인구는 1만1천200명에 불과하다. 섬들은 모두 해발고도가 5m 이하로 매년 물이 차오르면서 낮아지고 있다.
투발루는 오는 26일 총선을 치르는데 8개 선거구에서 2명씩 총 16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한다. 당선된 의원들은 각 섬에서 정부 소유 선박을 타고 수도 푸나푸티에 모여 총리 선출을 위한 투표를 진행한다.
파에니우 장관은 누쿨렐라에 섬 선거구에 출마한 2명의 후보 중 1명이어서 이번 총선에서도 당선이 확실시되며 총리에도 오를 수 있는 인물이다.
이런 가운데 대만은 확고한 우방인 카우세아 나타노 총리가 재집권하길 바라며 총선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나타노 총리는 이번 대만 총통 선거 후 축하 메시지를 통해 "양국의 우정을 지속해 굳건히 수호하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기도 했다.
다만 워낙 의원 수가 적고 정당 없이 모두가 무소속이어서 누가 총리로 선출될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투발루는 1979년 대만과 수교했다. 1990년대 이후 전 세계 여러 국가가 대만과 단교했지만 계속해서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2019년에는 중국 기업들이 해수면 상승 문제 대처를 돕기 위해 인공섬 건립을 제안했지만, 대만과의 관계를 고려해 이를 거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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