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풍계리 핵실험장 초기 위성사진 보니…"40년전 착공 추정"

입력 2024-01-24 11:43
北풍계리 핵실험장 초기 위성사진 보니…"40년전 착공 추정"

美싱크탱크 "실험·외교적 수단 넘어선 초기 핵야망 확인"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북한 함경북도에 위치한 풍계리 핵실험장이 지금으로부터 거의 40년 전인 1985~1986년 착공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2006년 1차 핵실험을 포함한 북한의 6차례 핵실험이 모두 실시된 장소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는 최근 미 중앙정보국(CIA)이 기밀을 해제한 위성사진을 토대로 23일(현지시간) 이처럼 밝혔다.

1984년 10월 4일 CIA 임무로 KH-9 위성이 촬영한 사진과 1987년 9월 23일 프랑스 스폿1 상업위성이 촬영한 사진을 보면 풍계리 주변에서 상당한 공사 진행 상황이 확인됐다.

현재 풍계리 시설의 북쪽 실험장이 된 지역을 찍은 1984년 사진에서는 벌목 흔적이 있었으나 시설 건설이나 도로포장 작업 등 정황은 파악되지 않았다.

하지만 3년 뒤인 1987년 사진에서는 이후 1번 갱도 입구가 될 장소로 이어지는 비포장도로가 생겼고, 주변에 대량의 폐석 더미가 보이는 등 굴착 작업이 상당히 진행된 것으로 추정됐다.

이를 위한 건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지만 당시 위성사진의 해상도 문제로 건물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고 분단을 넘어는 전했다.

이 무렵 풍계리 시설 서쪽 골짜기에서도 폐석 더미가 갈수록 늘어나는 것으로 미뤄 2번 갱도 굴착이 시작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 일대에서도 정지 및 굴착 작업이 확인되는 등 관리 및 지원시설 건설이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비슷한 시기 이들 갱도 남쪽으로 약 6㎞ 지점에서는 지휘센터가 들어서기 시작했다.

1984년 사진에선 언덕과 강 주변의 농경지만 확인됐으나, 3년 뒤 사진에선 주거시설 및 지휘센터 건설이 시작된 모습이 보이는 등 점진적으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었다.



풍계리 핵실험장으로 이어지는 풍계리 바로 북쪽 수문내 마을에는 농업 및 관련 시설이 확인됐다. 수문내 마을에서는 3년 사이 일부 변화가 있었으나, 이것이 핵실험장 건설과 관련이 있는지 수해로 인한 것인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1987년 9월부터 고해상도 상업위성 사진 촬영이 시작된 2002년 11월까지의 후속 변화는 CIA 기밀이 추가로 해제돼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단을 넘어는 전했다.

북한은 2006년 10월 9일 풍계리 핵실험장 1번 갱도에서 최초 핵실험을 실시했고, 이후 2~6차 핵실험은 모두 2번 갱도에서 실시했다.

분단을 넘어는 이번에 공개된 위성사진들에 대해 "단순한 실험이나 외교적 비상 수단을 넘어섰던 것이었을 북한의 초기 핵 야심을 보여준 것"이라면서 "1980년대 북한의 핵 인프라가 급격히 확장하면서 핵실험장 건설이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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