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에 대선 도전장 낸 60세 러시아 '반전 정치인'
야권 정치인 나데즈딘, 대선 출사표…우크라전 비판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선에 도전하는 올해 러시아 대선에 출사표를 낸 야권 정치인 보리스 나데즈딘(60)이 주목받고 있다.
AFP 통신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기준 러시아 본토와 해외에 거주하는 러시아인 약 8만5천 명이 3월 치러지는 대선에서 나데즈딘의 공식 후보 출마를 지지하는 서명에 참여했다.
러시아 선거법에 따라 무소속 출마자와 원외 정당 후보자는 이달 31일까지 각각 30만명, 10만명의 지지 서명을 제출해야 대선 후보로 등록할 수 있다.
모스크바타임스에 따르면 원외 정당인 시민발의당 후보로 출마하는 나데즈딘은 10만 명의 지지 서명이 필요하다.
AFP 통신은 1999∼2003년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의원을 지내기도 한 나데즈딘이 이번 대선에서 '평화'를 위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나데즈딘은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로 한 푸틴 대통령의 결정을 '치명적 실수'라고 비판해왔다.
그는 온라인으로 공개된 이번 대선 선언문에서도 "특별군사작전(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목표 가운데 단 하나도 달성되지 않았다"며 "푸틴은 과거에서 세상을 보고 있고 러시아를 과거로 끌고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발언은 이와 유사한 견해를 공개 표명했다는 이유로 징역형을 선고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비판을 금지한 러시아에서는 이례적이라고 AFP는 짚었다.
이번 대선에 출마한 다른 후보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바 있다.
나데즈딘 지지자 이반 세미오노프(19)는 나데즈딘에 대한 지지 표명은 "체포될 걱정 없이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현할 기회와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지자 나탈리아 아브데예바(53)는 "나데즈딘은 특별군사작전에 반대하는 인물"이라며 '대안'이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무소속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한 푸틴 대통령은 앞서 가장 먼저 후보 등록을 신청한 뒤 이날까지 300만 명 이상의 서명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대선 후보로 승인된 사람은 러시아 자유민주당(LDPR)의 레오니트 슬루츠키, 러시아 공산당의 니콜라이 하리토노프, 새로운사람들당의 블라디슬라프 다반코프 등 지지 서명 제출이 필요 없는 원내 정당 후보자 3인이다.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내달 10일까지 후보자 명단을 확정할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면 2000년과 2004년, 2008년, 2012년, 2018년을 이어 집권 5기를 열고 2030년까지 정권을 연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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