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햄프셔경선 D-1] 헤일리 "김정은에 웜비어 면죄부"…트럼프 "내가 데려와"(종합)

입력 2024-01-23 15:31
[뉴햄프셔경선 D-1] 헤일리 "김정은에 웜비어 면죄부"…트럼프 "내가 데려와"(종합)

유엔 대사 출신 헤일리, 외교·안보 이슈로 공세 강화…"한국, 미국의 중요 동맹"

트럼프, 헤일리 우크라 지원 찬성 비판·나토 분담금 증액 성과 자랑…"힘을 통한 평화"



(맨체스터[美뉴햄프셔주]=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미국 공화당의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가 22일(현지시간)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북한, 중국, 러시아 등 이른바 '문제 국가'에 대한 외교·안보 정책을 놓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장외에서 정면충돌했다.

유엔에서 미국을 대표했던 헤일리 전 대사가 북한·중국 등에 대한 강경한 대외 정책을 강조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차별화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헤일리 전 대사의 우크라이나 지원 찬성 등을 문제 삼으면서 전쟁주의자라고 비판하며 맞받아쳤다.

헤일리 전 대사는 북한에 억류됐다가 석방 직후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모친 신디 웜비어의 지지 연설을 담은 광고 방영을 이날부터 시작했다.

헤일리 캠프는 보도자료에서 "트럼프는 북한 김정은과 사랑에 빠지면서 태도가 바뀌었다"라면서 "그는 '나는 그(김정은)가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허용했다고 믿지 않는다'라면서 김정은에게 면죄부를 줬다"고 말했다.

캠프는 "독재자 김정은이 이끄는 북한은 세계 최악의 인권침해국 중 하나"라면서 "북한 주민은 대규모 기아, 강제노동 수용소, 반체제 인사 투옥 등으로 고통받고 있으나 트럼프는 오늘날까지도 김정은을 찬양하고 있다"고 말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전날 CBS에 출연해서는 "저는 (당시 유엔 대사로) 중국과 러시아를 압박, 한 세대 만의 최대 규모 대북 제재를 통과시켰다"라면서 "트럼프는 김정은과 주고받은 '연애편지'만 얘기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는 중국이 우리에게 코로나19를 준 뒤에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수십 차례 축하 인사를 보냈고 중국 공산당 70주년도 축하했다"라면서 "유엔에서 저는 그(트럼프)를 앉히고 푸틴과 '브로맨스'를 관두라고 말한 기억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를 죽이길 원하는 독재자들과 친한 척 하는(buddy up) 사람을 (대통령으로) 두면 안 된다"라면서 "그 대신 우리는 그들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 알려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7~2018년 유엔 대사로 있으면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에 대응해 대북 제재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것을 주도했다.

그는 북미 1차 정상회담 전인 2018년 1월에는 북한이 추가 미사일 실험 가능성이 제기되자 "만약 그런 일이 발생하면 북한 체제에 더 많은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핵을 가진 북한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헤일리 전 대사는 또 전날 유세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외교정책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중동에도, 유럽에서 전쟁이 있으며 북한은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실험하고 있다"며 "전 세계가 불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정부뿐 아니라 트럼프 정부에서도 미국 기술이 중국의 군사 현대화에 사용되도록 했다고 비판하면서 "중국의 군사력 강화에 사용되는 모든 기술을 블랙리스트에 추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우리를 적으로 보고 있으며 우리는 중국이 우리를 보는 방식대로 중국을 보기 시작해야 한다"라면서 "우리는 강해져야 한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중국이 미국 땅을 사지 못하게 하고 이미 산 땅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해 6월 북한의 세계보건기구(WHO) 집행이사국 선출에 대해 "김정은에게 축하를"이라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리자 "깡패는 축하해선 안 된다. 그는 자기 국민과 우리 동맹들에게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고 비판한 적도 있다.

이같은 공세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웜비어는 내가 집으로 데려왔다"면서 헤일리 전 대사의 광고를 사실상 반박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웜비어는 오바마 대통령 때인 2016년 억류됐다"면서 "오바마와 부패한 조 바이든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나는 취임 첫날부터 웜비어를 북한에서 데려오기 위해서 노력했다"라며 "나는 그를 북한에서 구출했지만, 그는 죽기 직전의 몹시 나쁜 상태였고 얼마 뒤 사망했다. 그러나 나는 그를 집에 데려왔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헤일리 전 대사를 전쟁주의자(pro-war)로 몰아세우면서 공세를 벌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헤일리 전 대사가 우크라이나 지원에 찬성하는 것과 관련, 전날 로체스터 유세에서 "국내에서는 의료보험과 노인 연금을 삭감하자고 하면서 멍청하고 끊임없는 전쟁에 수조 달러를 쓰는 후보"라고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힘을 통해 평화를 복원할 것"이라면서 "더 이상 전쟁은 안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일 유세에서는 "헤일리는 군산복합체 지원을 받고 있다"라며 "그들은 헤일리가 수천억 달러를 우크라이나에 보내도록 조종할 수 있는 세계주의자라는 것을 안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관련,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유럽에 2천억 달러이상을 사용했다"고 말한 뒤 나토 국가를 합치면 미국 경제와 같아지기 때문에 유럽도 그 정도로 분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는 나토와 이렇게 했다. 그들이 '러시아가 공격해도 방어하지 않는다는 것이냐'고 물었고, 나는 '우리는 당신들을 방어하지 않는다'고 했다"라면서 "그러자 돈이 쏟아져 들어왔다"고 말했다.

한편, 헤일리 전 대사는 프랭클린 유세장에서 한국 언론에 북한 문제 등과 관련, "우리는 한국 방어를 위해 모든 일을 다할 것"이라면서 "한국은 미국의 중요한 동맹국"이라고 말했다.

solec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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