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탐사선, 달착륙 2시간 반만에 전력 끊겨…표면탐사는 못한듯(종합)
오차 100m 이내 '핀포인트' 착륙 성공 가릴 데이터는 지구 송신
"태양전지, 태양광과 닿아 발전될 가능성 있어 복구 대비해 전원 꺼"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지난 20일 달에 착륙한 일본 탐사선이 착륙 약 2시간 반 만에 전원이 끊겨 달 표면 탐사라는 임무를 계획대로 수행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22일 달 탐사선 '슬림'(SLIM)의 전력이 지난 20일 오전 3시께 끊겼다고 밝혔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JAXA는 다만 착륙에 관한 데이터는 얻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슬림은 20일 오전 0시 20분께 달 표면에 착륙했던 만큼 달 표면에서 활동 시간은 두 시간 반가량에 그쳤다.
슬림은 달 상공 15㎞에서 강하를 시작해 맹렬한 속도를 급격히 줄여야 하는 '마(魔)의 20분'을 잘 넘긴 것처럼 보였으나 착륙 후 태양전지가 발전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슬림은 착륙할 때 기체가 흐트러져 태양전지에 태양광이 닿지 않는 서쪽을 향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JAXA는 태양광이 태양전지와 닿게 될 경우는 발전이 이뤄질 가능성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고 배터리 잔량이 10%가량 남은 상태에서 전원을 꺼 향후 복구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슬림은 애초 달에 착륙한 뒤 태양전지로 발전해 특수 카메라로 달 표면 암석에 포함된 광물 종류 등을 조사할 예정이었다.
JAXA는 그러나 슬림의 태양전지가 정상적으로 가동하지 않으면서 '배터리 모드'로 전환했고 며칠 동안 운용할 예정이었던 슬림은 불과 몇 시간 만에 멈췄다.
교도는 "슬림이 배터리가 떨어지기 전에 착륙 목표 100m 이내에 내리는 '핀포인트 착륙'과 관련해 취득한 데이터를 지구에 보내는 작업을 우선시했다"고 전했다.
JAXA는 슬림이 하강 과정과 착륙 뒤 전원이 꺼질 때까지 확보한 데이터와 화상의 송신은 완료됐다고 덧붙였다.
일본은 이번에 착륙 지점 오차를 기존 수 ㎞ 이상에서 100m 이내로 대폭 줄인 핀포인트 착륙에 도전했다.
핀포인트 착륙에는 성공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성공 여부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한 달가량 뒤에 확인될 예정이다.
일본은 슬림을 달 표면에 연착륙시키면서 세계에서 5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한 국가가 됐다.
그러나 구니나카 히토시 JAXA 우주과학연구소장은 착륙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태양전지 문제로 슬림의 달 표면 조사에 차질이 빚어진 점을 들어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신랄하게 얘기하자면 겨우 합격인 60점"이라고 자평했다.
JAXA는 오는 25일 기자회견을 열어 착륙 과정 등 상세한 분석 내용을 설명할 계획이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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