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 트럼프 득세에 코미디쇼 SNL 신났다

입력 2024-01-22 12:52
대선 앞 트럼프 득세에 코미디쇼 SNL 신났다

사법부 비방·성폭행 논란·콘크리트 지지층 풍자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유력 대선 후보로 떠오른 가운데 유명 미 코미디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가 그를 풍자하는 방송을 내보냈다.

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SNL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면한 법적 분쟁과 올해 대선을 풍자하는 에피소드를 방영했다.

이날 방송은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분장한 미 코미디언 제임스 오스틴 존슨이 지난주 열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명예훼손 혐의 관련 재판과 관련해 사법부를 조롱하는 장면으로 시작됐다.

빨간 넥타이와 특유의 머리 모양을 한 트럼프로 분장한 존슨은 해당 재판을 주관한 판사가 '머저리'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한다.

그러면서 "난 끔찍한 공표금지령(Gag Order)을 준수할 것"이라고 비꼰다. 공표금지령은 법원 비방을 금지하는 것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여러 차례 어겨 제재금을 부과받았다.

앞서 지난주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에서는 27년 전 성추행 피해자 E. 진 캐럴(80)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또 민사소송 피고가 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개시됐다.

캐럴은 1996년 뉴욕 맨해튼의 고급 백화점 버그도프 굿맨에서 우연히 마주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한 인물이다.

배심원단은 지난해 5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500만 달러(약 65억 원) 배상을 명령하면서 캐럴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패소 이후에도 캐럴의 성폭행 피해 주장은 모두 거짓이라고 주장했다가 재차 소송을 당했다.

캐럴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 때문에 명예가 손상됐다면서 이번 소송에서 1천만 달러(약 130억 원)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SNL은 올해 11월 치러지는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파죽지세를 이어가는 데 대해서도 언급했다.

존슨은 "우리는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크게, 아주 크게 승리했다"며 "정말 부끄러운 쇼를 보여준 디샌티스 후보에게도 축하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비아냥댄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주 공화당 대선 후보 첫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득표율 51%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당시 2위에 그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이날 후보직을 사퇴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했다.

이날 존슨은 콘크리트 지지층에 힘입어 승리할 것이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대를 냉소를 담아 연기했다.

존슨은 "국민들이 나를 사랑하니까 난 토론회도, 선거도 거의 안 한다. 할 필요가 없다"며 "트럼프에게 투표하기 위해 2시간 동안 눈 속에서 기다리는 노인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 사람들(열성적 지지자들)이 11월까지 살아있기만 하면 된다"며 "11월까지 살아있다가 투표를 하고 그 뒤에는 죽어도 된다"고 비꼬기도 했다.

존슨은 앞서 2021년에도 SNL에 출연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연기하면서 호평받은 바 있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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