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헤일리 부통령후보 지명 없다"…헤일리도 "부통령 안해"
트럼프, 뉴햄프셔 경선 앞둔 유세에서 경쟁자 헤일리 때리기
지지선언 힘 실은 스콧 상원의원 등 트럼프 러닝메이트 부상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미 공화당의 두 번째 대선 경선지인 뉴햄프셔에서 경선을 끝내겠다고 호언장담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경쟁 후보인 니키 헤일리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를 부통령 후보로 지명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19일(현지시간) 뉴햄프셔 콩코드에서 열린 유세에서 헤일리 후보가 자신에 의해 유엔 대사로 임명됐을 때는 괜찮았지만, 대통령다운 자질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제 내가 이렇게 말한다는 것은 아마도 헤일리가 부통령으로 선택되지 않으리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헤일리가 충분히 강하거나 똑똑하거나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상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날 지지자들에게 오는 23일 열리는 뉴햄프셔 예비경선(프라이머리)에서 경선을 "끝낼 수 있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트럼프는 "우리는 끝장을 낼 것이다. 그리고 최악의 대통령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공화당 경선을 일찌감치 마무리짓고 오는 11월 대선에서 맞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을 상대로 화력을 집중하겠다는 구상을 내비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공화당 경선에 뛰어들었다가 중도 하차한 팀 스콧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공화)의 지지까지 확보하며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를 앞두고 한층 더 힘을 얻게 됐다.
스콧 의원은 이날 트럼프 유세에 참석해 미국은 남부 국경을 폐쇄하고 국가를 통합하며 사회보장을 지키고 범죄를 중단시키며 질서를 회복할 대통령이 필요하다면서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스콧은 흑인으로서 보수 텃밭인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시의원, 주의회 의원, 연방 하원의원·상원의원 등을 역임한 입지전적 인물로, 이번 대선 경선에 뛰어들었다가 지난해 11월 중도 하차했다.
이로써 스콧은 이번 공화당 대선 경선의 주요 후보 중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 사업가 출신 비벡 라마스와미에 이어 3번째로 트럼프를 지지한 후보가 됐다.
스콧은 이번 트럼프 캠프 합류로 트럼프가 경선에서 승리할 경우 부통령 후보로 지명될 가능성이 큰 인사로 떠올랐다.
또 최근 의회의 반유대주의 청문회에서 하버드대·매사추세츠공대(MIT) 등 명문대 총장들을 몰아붙인 엘리즈 스테파닉 하원의원 등도 트럼프 측의 부통령 후보군으로 꼽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헤일리 전 유엔대사도 이날 뉴햄프셔 애머스트에서 열린 유권자들과의 만찬 행사에서 부통령 후보로 트럼프 측에 합류하는 방안을 일축했다고 폴리티코와 워싱턴포스트(WP) 등이 전했다.
헤일리는 "나는 항상 말해왔다"면서 "나는 누구의 부통령도 되고 싶지 않다. 이것(부통령 출마설)은 논외다"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5일 열린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트럼프가 51.0%의 득표율로 압승을 거둔 데 비해 헤일리 전 대사는 19.1%의 득표율에 그쳐 21.2%를 얻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에도 뒤처진 3위에 그쳤다.
뉴햄프셔 주지사를 지낸 헤일리 전 대사는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뉴햄프셔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선거운동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주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 뉴햄프셔에서도 여전히 두 자릿수 차이로 트럼프에 지지율이 뒤처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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