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노후 핵미사일 교체 비용 껑충…"중·러 견제 차원"
미니트맨→센티넬 미사일 교체 작업…"시설 업그레이드 비용 늘어"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차원에서 노후한 핵미사일을 교체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지만, 그 비용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미국 중서부 대평원 '그레이트 플레인스'의 지하 ICBM 발사시설(사일로)에 있는 노후 핵미사일의 교체 비용이 3분의 1 이상 상승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와이오밍주와 몬태나주, 노스다코타주 등의 ICBM 사일로에 있는 미사일 미니트맨3 450여기를 차세대 '센티넬'(Sentinel, LGM-35A) 미사일로 교체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2014년부터 시작된 센티넬 개발 프로그램에 따라 400발의 미니트맨3을 폐기하고 대신 400발의 새 ICBM을 배치하게 된다. 450개의 사일로를 업그레이드하며, 600개 이상의 관련 시설을 현대화한다.
미국의 ICBM 사일로는 강화 케이블로 지하 발사통제센터와 연결되어 있고, 장교 2명이 통제센터에서 24시간 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 통제센터에는 대통령, 국방부 장관과 즉각 연결되는 핫라인이 깔려 있다.
그러나 이 교체 비용이 당초 예상치인 960억달러(182조원)보다 최소 37% 늘어난 1천315억달러(176조원)가 될 것으로 추산됐다고 미 국방부는 밝혔다.
비용 상승 이유로는 예산 예측 실패, 공급망 문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언급했다.
미 국방부는 또 미니트맨3 450기 교체 작업이 예상보다 복잡해 당초 예상인 2029년까지 새 시스템을 가동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앤드루 헌터 미 공군 차관보는 비용 증가는 새 미사일 때문이 아니라 사일로와 통신망을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사일 450기의 사일로와 1만2천㎞ 길이의 케이블이 깔리는 지휘 시설을 현대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트럭을 구입하고 훈련·지휘 관련 건물을 짓는 데서 비용이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미 공군 관계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면적이 늘고 사일로 내의 물품이 늘어났으며 전력과 냉난방, 환기 시설을 갖춰야 하게 되면서 비용이 상승했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헌터 차관보는 로이터에 "우리가 이 작업을 한지 70년이 넘었다"며 "(비용을) 제대로 추산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핵미사일 교체 비용이 예상보다 늘어남에 따라 국방부는 의회에 이 사업을 재평가하고 의회에 이와 관련한 내용을 보고할 예정이다.
미 국방수권법에 따라 국방부는 사업의 비용이 일정 선을 넘으면 의회에 보고하고 대안이 없음을 증명해야 한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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