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모로 대선 불복 시위 격화…"1명 사망, 최소 25명 부상"
야간 통행금지령…야권, 19일 '저항의 날' 선포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아프리카 동쪽 섬나라 코모로에서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시위가 격화하면서 1명이 숨지고 최소 25명이 다쳤다고 로이터 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지 병원의 응급실 관계자는 "사망자는 21세로 총상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며 "부상자 중에는 7세 어린이도 포함됐으며 상태가 위중해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는 시위 참가자도 있다"고 전했다.
코모로에서는 지난 16일 선거관리위원회가 총 3만3천209표(득표율 62.97%)를 얻은 아잘리 아수마니 현 대통령의 당선을 발표하자 이에 불복하는 시위가 시작됐다.
아수마니 대통령이 4선에 성공한 이번 대선은 약 34만명의 유권자 가운데 16% 정도만 투표에 참여했다.
시위대는 인구 86만여명의 코모로에서 고작 3만여표로 당선된 아수마니 대통령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코모로 정부는 전날 오후 10시부터 이날 새벽 6시까지 야간 통행금지령을 내렸으나 해가 뜨고 나서 다시 시위가 이어졌고, 군경이 강경 진압에 나서면서 사상자가 나왔다.
이에 야권 대선 후보 5명은 19일을 '국민 저항의 날'로 선포하고 국민적 시위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이들은 투표 당일인 14일에도 기자회견을 열고 부정 선거 의혹을 주장하며 재선거를 요구했다.
1999년 군사정변(쿠데타)으로 처음 집권한 아수마니 대통령은 2002년 대통령에 당선된 뒤 2006년 평화적으로 정권을 이양했다가 2016년 다시 대통령에 당선됐다.
2018년 개헌으로 연임 제한 규정과 그랑드코모르·앙주앙·모엘리 등 3개 섬에서 대통령을 순번제로 맡도록 하는 규정을 폐지한 뒤 2019년 3선에 성공했으나 당시에도 부정 선거 논란 등으로 시위를 비롯한 폭력 사태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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