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여파에 러 블라디보스토크항 컨테이너 처리량 최고치 기록
2023년 85만9천400TEU, 전년보다 12%↑…극동 지역에 물류 몰려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우크라이나 사태로 유럽으로의 접근이 막힌 러시아가 극동 지역을 대체 물류 통로로 활용 중인 가운데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항구의 지난해 컨테이너 처리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현지시간) 러시아 매체 포트뉴스(PortNews) 등에 따르면 지난해 블라디보스토크항 상업 터미널의 컨테이너 처리량은 기존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한 85만9천4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12% 증가한 수치다.
이곳 상업 터미널은 지난 4년 동안 러시아 내 컨테이너 운송 분야에서 선두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전체 화물 처리량은 1천320만t에 이른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 후 서방 제재로 유럽 등을 통한 주요 수출·입 길이 막히자 극동 지역 항만들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또 러시아와 밀착하는 중국은 극동 지역에서 가장 규모가 큰 블라디보스토크항 상업 터미널을 작년 6월부터 동북 지역 지린성의 '내륙 화물 교역 중계항'으로 사용 중이다.
내륙 화물 교역 중계항은 자국 지역 간 교역에 사용하는 항구로, 외국의 항구라 하더라도 자국 내에서 이뤄지는 교역에 대해서는 관세와 수출입 관련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이처럼 극동 지역이 러시아 내 물류 중심으로 부각되자 당국은 늘어나는 화물량에 대처하기 위해 연해주 지역 항만 등의 물류 시스템 정비와 시설 확충 등에 힘을 쏟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항 상업 터미널에는 지난해 새로운 컨테이너 적치장 2곳이 추가로 마련돼 전체 처리량도 2천TEU 이상 늘었다.
컨테이너 운반·적재·반출 등에 필요한 특수장비 53대도 추가했다.
또 이달 들어 컨테이너 운반에 사용하는 새 크레인 11대를 들였으며, 올해에도 특수장비 54대를 더 확보할 계획이다.
이밖에 세관 직원들의 화물 검사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새 시설도 마련 중이다.
러시아 해운물류 기업인 페스코(FESCO)의 이사회 의장 안드레이 세베릴로프는 "페스코는 핵심 자산 가운데 하나인 블라디보스토크항 상업 터미널 개발에 지속적인 관심을 두고 있다"며 "우리는 항만 인프라 개선 등에 자금과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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