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전기차 시장 잡아라'…BMW·벤츠 대규모 충전시설 투자
BMW, 연내 충전기 1천개 이상 확충…벤츠는 '고출력 충전 허브' 개설
볼보·포르쉐·스텔란티스도 국내 충전시설 확대 계획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이승연 기자 = 국내 수입차업계 양대 강자인 BMW와 메르세데스-벤츠가 올해 대규모 충전시설 투자를 예고하며 국내 전기차 시장 잡기에 나섰다.
여기에 볼보, 포르쉐, 스텔란티스도 가세하며 한국이 미래 전기차 각축장으로 떠오르는 형국이다.
18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충전 시설 등 인프라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수입차 업체는 BMW와 벤츠다.
지난해 국내 수입차 판매량 1위를 차지한 BMW코리아는 올해 한국에 1천기 이상 전기차 충전기를 확충하는 '차징 넥스트'(Charging Next)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이미 국내에 충전기 1천119기를 보유한 BMW코리아는 연내 총 2천100기 규모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갖추겠다는 포부다. 이는 한국 내 수입차 브랜드가 보유한 전체 전기차 충전기의 절반 가량에 해당한다고 BMW코리아는 전했다.
BMW코리아는 새롭게 설치할 전기차 충전기의 경우 전기차 운전자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기존 BMW 차징 스테이션을 한 단계 확장한 신개념 충전·휴식 공간인 'BMW 허브 차징 스테이션'도 선보일 계획이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2014년 국내 수입차 브랜드 최초로 순수전기 모델 i3를 출시한 이래 충전 시설 확대의 선구자적 역할을 해 왔다"며 "전기차 구매 고객에게 보다 편리한 충전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벤츠는 올해 국내에 고출력 충전(High-Power Charging)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목표 아래 '메르세데스-벤츠 충전 허브'를 개설하기로 했다.
벤츠 충전 허브는 현재 독일과 미국, 중국 등 일부 국가에만 설치될 정도로 대규모 시설 투자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전 허브의 충전소는 지역에 따라 최대 400kW급 급속 충전이 가능하며, 지능형 충전 관리 시스템을 통해 충전 시간은 최소한으로 단축된다.
벤츠코리아는 조만간 구체적인 충전 시설 투자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전동화를 기업의 핵심 비즈니스 전략으로 삼고 전기차 라인업은 물론 서비스 품질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볼보자동차코리아도 올해 1천억원을 투자해 6개 충전 서비스센터를 추가 설치한다.
볼보코리아는 현재 전국 34개의 공식 서비스센터에 급속충전기 40기, 완속 충전기 61기를 설치한 상태다.
여기에다 볼보코리아는 올해 300억원을 투자해 티맵모빌리티와 개발한 한국시장 특화형 인포테인먼트도 적극 홍보한다는 계획이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목적지 검색 시 예상 배터리 잔량을 확인하고, 가까운 충전소도 자동 추천받을 수 있다.
포르쉐코리아는 국내에서 급속과 완속 충전 인프라 확충에 나서 2025년까지 모두 250기의 AC충전기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포르쉐코리아는 이미 전국 12개 주요 장소와 15개 포르쉐 센터(스튜디오, 서비스센터 포함)에 320kW급 HPC 초급속 충전기를 설치했다.
스텔란티스코리아도 국내 시장에서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하는 한편, 지프와 푸조 전국 전시장, 서비스센터에 충전기를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이 같은 수입차 업계의 충전 시설 투자 확대는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수입차 인기가 지속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과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
2019년만 해도 국내에서 팔린 수입 전기차는 4천799대에 그쳤지만, 매년 증가세를 보이면서 2023년 처음으로 4만대를 넘어섰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팔린 수입 전기차는 모두 4만3천31대로 집계됐다.
전체 전기차 판매에서 수입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 23.4%(3만7천773대)에서 지난해에는 3.5%포인트 증가한 26.9%에 달했다.
테슬라가 작년 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은 1만6천459대의 전기차를 팔았고, 이어 벤츠(9천184대), BMW(8천225대)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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