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CTO "모든분야서 AI 적용…티맵, 이르면 올해 E클래스 적용"
'CES 2024' 국내 미디어 간담회…자율주행 위해 각국 법규 통일 강조
"한국, 벤츠에 아주 중요한 나라…한국 기술 면밀히 주시"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 9∼1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과 첨단 소프트웨어(SW)에 기반한 가상 비서 'MBUX 가상 어시스턴트'를 선보였다.
이 가상 비서는 음성 지원 서비스와 고해상도 그래픽을 통해 운전자가 자연스럽게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탑승자의 운전 스타일과 기분에 맞춰 작동하는 기능을 갖췄다.
특히 이 서비스는 이번 CES를 관통한 키워드인 AI 기술을 기반으로 했다.
마르쿠스 쉐퍼 벤츠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난 9일 모빌리티 업체들이 모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웨스트홀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음성 어시스턴트와 자율주행의 센서 신호 등 차량과 관련한 모든 부분에 AI를 활용하고 있다"면서 "거대한 블록의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데도 AI를 활용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엔진 개발, 충전, 차체 기능, 인포테인먼트 등 벤츠의 모든 부서가 AI를 활용한다"며 "그중 가장 중요하게 활용되는 파트는 자율주행"이라고 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상용화 속도가 늦춰지고 있는 자율주행과 관련해선 시장의 수요와 적용될 나라의 법규를 가장 중요하게 봤다.
쉐퍼 CTO는 "(현재 개발 중인) 레벨3는 시장의 수요가 제일 중요하다"며 "그만큼 실행이 어렵다"고 말했다. 레벨3는 운전자가 시스템의 요청이 있으면 개입하는 단계로, 부분 자율주행이라고 불린다.
그러면서 "미국만 해도 50개 주마다 자율주행과 관련한 다른 법규가 있고, 유럽도 나라마다 다르게 적용돼야 한다"며 "법규만 다른 것이 아니라 교통 신호도 다 달라 통일된 것이 없다는 게 제일 어렵다.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했다.
그는 한국 시장도 거론하며 "자율주행을 위해선 소프트웨어 개발도 필요하지만, 수천 페이지에 달하는 법규를 조사·확인하는 작업도 필요하다"며 "한국 내 R&D 부서가 이런 요건들을 충족시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은 벤츠의 중형 세단 E클래스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벤츠의 4대 시장이다. 이번 달에는 '벤츠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E클래스의 11세대 완전 변경 모델 '더 뉴 E클래스'가 국내 출시된다.
쉐퍼 CTO는 "한국은 벤츠에게 있어 아주 중요한 나라"며 "소프트웨어 쪽에서 협업할 기업에 한국 기업들이 많이 포함됐고, 현재 한국 고객의 선호도를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비게이션 티맵과의 협업 계획에 대해선 "거의 마무리 단계"라며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진 바 없지만 차량에 탑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 시기가 올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E클래스가 처음으로 티맵이 적용될 차량"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 CES에서 많은 한국 배터리·전장 기업들을 만나 소통했다며 "기술적인 측면에서 한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쉐퍼 CTO는 타사와 다른 벤츠의 경쟁력으로는 차세대 운영체제와 배터리 시스템을 꼽았다.
벤츠는 올해 CES에서 내년부터 선보일 차세대 운영체제 'MB.OS'를 선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자체 MB.OS를 만드는 것이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가장 큰 프로젝트"라며 "콘셉트 모델 CLA 클래스에는 MMA 플랫폼을 위해 개발된 배터리 시스템이 적용됐는데 고객은 실리콘 산화물과 리튬·인산철 배터리 중 하나를 고를 수 있고, 그 배터리는 기존 구성보다 더 가볍고 안전성도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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