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 섬나라 나우루, 대만과 단교…대만 "中, 돈으로 유도"(종합)

입력 2024-01-15 17:53
남태평양 섬나라 나우루, 대만과 단교…대만 "中, 돈으로 유도"(종합)

나우루 정부 "국가·국민 최선의 이익 위해 中과 외교관계 복원"

대만도 즉각 단교 선언…中 "나우루 정부 결정 높게 평가" 환영



(뉴델리·베이징=연합뉴스) 유창엽 정성조 특파원 = 대만 총통 선거(대선)에서 '친미·독립' 성향의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되고 이틀도 지나지 않아 남태평양 작은 섬나라 나우루가 대만과 단교, 중국과 국교 회복을 선언했다.

이로써 대만의 수교국은 과테말라와 파라과이, 에스와티니 등 12개국으로 줄게 됐다.

15일 중국중앙TV(CCTV) 등에 따르면 나우루 정부는 이날 성명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과 유엔 총회 결의 제2758호를 준수하고,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를 전체 중국을 대표하는 유일 합법 정부로 승인한다"고 밝혔다.

나우루 정부는 "나우루가 더는 대만을 하나의 독립국으로 승인하지 않고, 중국 영토의 분할할 수 없는 일부분으로 본다는 것"이라며 "오늘부터 대만과 외교관계를 단절하고 대만과 어떠한 공식적 관계 발전이나 왕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나우루 정부는 국가와 국민의 "최선의 이익을 위해" 중국과 외교적 관계를 복원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대만은 중국이 나우루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통해 대만과의 단교를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대만 외교부는 이날 성명에서 "중국은 장기간 적극적으로 나우루의 정치인과 접촉해왔고, 경제원조를 이용해 '외교적 전향'을 하도록 유도했다"며 "나우루 새 정부 취임 후 우리는 나우루와 양자 협력 계획을 적극 협상했으나 나우루 측은 우리에게 거액의 경제원조를 요구했고, 우리나라와 중국이 제공하는 원조 방안을 놓고 가격 비교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 많은 민주국가가 대만의 순조로운 선거와 민주의 승리를 축하하고 있는데, 베이징 당국은 대만을 탄압하고 국제사회의 질서와 안정에 충격을 줬다"며 "이는 민주적 가치에 대한 보복이자 국제질서에 대한 공공연한 도전"이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국가 주권과 존엄을 수호하기 위해 오늘부터 나우루와의 외교관계를 끝내기로 결정했다"면서 "양자 협력 계획을 전면 중단하고, 대사관 및 기술단 등 관련 인원을 철수시키며 나우루에 대만 주재 대사관 폐쇄를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입장문에서 "나우루는 주권·독립국가로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승인하고 대만 당국과 소위 외교관계를 단절하면서 중국과의 외교관계를 회복하고자 한다고 선포했다"며 "중국은 나우루 정부의 결정을 높이 평가하고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변인은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는 전 중국을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 정부이고,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 기초 위에서 중국은 세계 182개국과 외교관계를 맺었다"며 "나우루 정부의 외교관계 복원 결정은 하나의 중국 원칙이 사람의 마음이 향하는 바이자 대세임을 다시금 충분히 설명해준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대만은 중국이 금전으로 나우루를 유도했다고 했는데, 중국은 얼마를 지원한 것인가"라는 질문에 직접적인 답변 없이 홈페이지에 올린 입장문을 되풀이했다.

유엔 신탁통치를 거쳐 1968년 독립한 나우루는 호주 북동쪽 남태평양에 자리 잡고 있으며 인구는 1만2천여명이다.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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