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폭우→산사태 참사 또 반복…"최소 33명 사망"
태평양 연안 지역서 잦은 피해…장대비에 기반 시설 취약해 피해 키워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남미 콜롬비아에서 폭우에 따른 산사태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엘티엠포와 엘콜롬비아노 등 현지 일간지에 따르면 지난 12일 북서부 초코주(州) 주도 키브도와 안티오키아주(州) 메데인을 잇는 도로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어린이를 포함한 최소 33명이 숨졌다.
프란시아 마르케스 콜롬비아 부통령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이번 비극에 대한 예비 보고를 보면 사망자는 대부분 어린이"라며 "깊은 유감을 전한다"고 썼다.
참사가 발생한 곳은 카르멘 델 아트라토 지역으로, 태평양과 가깝다. 이곳에서는 산사태 전후로 폭우가 24시간 가까이 쏟아졌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소셜미디어에 공유된 사고 당시 영상에는 폭우 속에, 도로에 멈춰 서 있는 차들 옆으로 토사가 눈 깜짝할 새 쓰나미처럼 쏟아져 내리는 모습이 담겼다.
소방관, 군 장병, 지역 주민들은 구조견과 함께 진흙탕과 잔해 속에서 매몰자 수색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콜롬비아에서는 우기 때를 비롯해 장대비가 쏟아지면 산사태로 큰 인명 피해가 보고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7월 17일 밤과 18일 새벽 사이 수도 보고타 남동쪽 쿤디나마르카 지역 케타메에서는 폭우에 무너진 흙더미가 마을을 덮치면서 20여명이 숨졌다.
2022년에는 폭우로 비롯된 재해로 300명 가까이 숨졌는데, 이는 최근 40년 새 최악이라고 엘티엠포는 보도하기도 했다.
특히 12월엔 서부 리사랄다주 푸에블로리코 지역에서는 지반 약화로 도로에 진흙이 쏟아져 내리면서, 당시 이곳을 지나던 버스가 매몰됐다. 이 때문에 27명이 목숨을 잃었다.
1996년에는 올해 사고 현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메데인∼키브도 고속도로상에서 폭우에 이은 산사태로 8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
현지 매체들은 중앙정부와 주 정부가 산사태 대응 취약성을 지속해서 노출하고 있다고 꼬집는다. 부실한 기반 시설 보수 등 재해 예방 강화를 위한 노력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가용 자원과 인력을 모두 동원해 복구 작업을 진행할 것"을 지시했다고 엘티엠포는 보도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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