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페루 전 대통령 징역 34년 구형받아…"반란 주도 혐의"
檢 "카스티요, 불법 의회해산 시도"…지지자 시위로 사상자 속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남미 페루 검찰이 지난 2022년 의회에서 탄핵당한 뒤 반란과 직권남용 등 혐의로 구금된 페드로 카스티요(54) 전 대통령에 대해 징역 34년을 구형했다.
페루 공공부(검찰)는 12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검찰은 오늘 반란과 직권남용 등 혐의를 받는 피고인 카스티요에 대해 징역 34년형을 내려줄 것을 법원에 요청했다"며 "전 대통령인 피고인은 2022년 12월 7일 쿠데타를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아니발 토레스 전 총리를 비롯해 당시 일부 내각과 고위급 경찰 관계자 등에 대해서도 징역 15∼25년형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에 따르면 카스티요 전 대통령은 불법적으로 의회 기능을 정지시킨 뒤 비상정부를 세우기 위해 사법부 고유 업무를 방해하려 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원주민 출신으로 2021년 7월 취임한 카스티요 전 대통령은 여소야대 국면에서 맞은 3번째 탄핵 위기를 '비상정부 수립·의회해산'으로 돌파하려 했지만, 2022년 12월 7일 의회로부터 결국 탄핵을 당했다.
이어 경찰은 곧바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을 구금했고, 그의 지지자들은 크게 반발하며 수개월간의 반정부 시위를 주도했다.
시위 과정에서 격한 폭동과 경찰의 강경 진압 등으로 40여명이 숨졌고, 노동자 파업 여파로 페루 주력산업인 구리 광산 부문이 큰 손실을 봤다고 현지 일간 엘코메르시오는 보도했다.
카스티요 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냈던 디나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유혈 참사로 이어진 반정부 시위 진압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는 의혹과 함께 대량 학살(제노사이드), 살인, 중상해 등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볼루아르테 정부는 "검찰의 정치적 수사"라고 주장하면서, 파트리시아 베나비데스 페루 검찰총장과 일부 야당 의원 간 부적절한 내통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베나비데스 검찰총장은 현재 정직 처분을 받고 피의자 신분으로 관련 수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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