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 국토안보장관 탄핵 카드로 바이든 국경정책 변화 압박
공화 "장관이 불법이민 사태 설계자"…민주 "책임 돌리려는 쇼"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느슨한' 국경·이민 정책으로 불법 이민이 크게 늘었다고 비판해온 공화당이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국토안보부 장관의 탄핵을 추진하며 행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미국 하원 공화당은 10일(현지시간)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장관 탄핵 청문회를 개최하고 마요르카스 장관의 직무 유기가 불법 이민 문제를 키웠다고 주장했다고 AP와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마크 그린 하원 국토안보위원회 위원장(공화·테네시)은 역대 최대 규모의 불법 이민자가 남부 국경을 통해 넘어오고 있다면서 마요르카스 장관이 이 사태의 "설계자"라고 비판했다.
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가 전임 트럼프 행정부 시절의 강경 정책으로 회귀하기를 바라고 있으며, 국토안보장관 탄핵은 정책 변화를 압박하기 위한 카드다.
이런 가운데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하고 대통령이 행정 명령을 활용해 남부 국경을 안전하게 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존슨 의장은 전임 트럼프 행정부에서 추진했다 중단된 국경 장벽 건설 재개, 불법 체류자 신속 추방, 망명 신청 요건 강화 등을 요구했다.
특히 공화당은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국경 문제를 집중 부각하려고 하고 있다.
현재 멕시코와 인접한 국경 도시는 물론이며 뉴욕과 시카고 등 북부 민주당 성향 도시에도 이주민이 대규모로 유입되면서 공화당 지지자는 물론이며 미국 국민 전반적으로 이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도 이런 기류를 인식한 듯 국경 통제를 강화할 태세다.상원에서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국경 문제를,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을 지원하기 위해 의회에 요청한 긴급 안보 지원 예산안과 연계해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화당이 추진하는 탄핵에 대해 국토안보위원회의 민주당 간사인 베니 톰슨 의원은 공화당이 국경 문제에 대한 자신들의 책임으로부터 주의를 돌리기 위해 고안한 "서커스 사이드 쇼"라고 비판했다.
장관을 탄핵하려면 하원에서 탄핵 소추안을 가결한 뒤 상원에서 진행하는 탄핵 재판에서 소속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따라서 공화당이 다수당인 하원에서 탄핵안을 가결하더라도 민주당이 우위를 점한 상원에서는 막힐 가능성이 크다.
역대 미국 장관 중 탄핵안이 가결된 사례는 1876년 율리시스 그랜트 행정부의 전쟁장관(국방장관)인 윌리엄 밸냅이 부패 스캔들에 휘말려 탄핵당한 게 유일하며 그는 상원 재판에서는 무죄를 선고받았다고 AP통신은 설명했다.
탄핵 전문가인 프랭크 보먼 미주리대 법대 교수는 청문회에서 공화당은 마요르카스 장관이 탄핵될만한 잘못을 했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면서 "탄핵과 해임을 추진하는 근거가 무엇이든 간에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반감은 분명 그런 사유가 될 수 없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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