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외교장관 통화서 전략적 협력 강조…"소통·교류 확대하자"(종합)
향후 중러 접촉 일정 논의…"서방의 대결 정책 거부"
(모스크바·베이징=연합뉴스) 최인영 한종구 특파원 = 중국과 러시아 외교수장이 올해 양국 수교 75주년을 맞아 전략적 협력을 확대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러시아 외무부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10일(현지시간) 전화 통화로 한반도 주변 정세와 아시아태평양 지역 상황, 우크라이나 위기, 팔레스타인-이스라엘 갈등 등 국제 의제를 논의했다.
또 양국 간 정상 및 최고위급의 향후 접촉 일정도 검토했다.
양측은 지난해 러중 협력 성과를 돌아보며 지정학적 불안정 상황에서도 정치적 대화와 실무 협력이 높은 속도로 발전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특히 라브로프 장관과 왕 부장은 러시아와 중국을 제재로 억제하려는 서방의 대결 정책을 거부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두 외교 수장은 공정한 다극 세계 질서 구축과 신뢰할 수 있는 유라시아 안보 기반을 형성하기 위한 전략적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국의 무역·경제 협력이 외부 도전에 성공적으로 대처했다면서 지난해 러중 무역 규모가 2천억달러를 넘었다고 언급했다.
중국 외교부도 통화 내용을 공개하며 양국 장관이 수교 75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자고 한목소리를 냈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중러는 양국 정상 공감대에 따라 수교 축하 행사를 하고 고위급 교류를 확대하며 깊이 있는 실무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러시아가 국내 중요한 정치 일정을 순조롭게 완수해 국가의 안정과 발전을 유지할 것으로 믿는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5선에 도전하는 대선을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또 "양국은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 인류와 세계의 미래를 위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며 "더 많은 전략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더 많은 전략적 협력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는 중국과 함께 국제문제에서 더 긴밀히 소통하고 양국 관계가 새로운 성과를 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은 확고하다"고 화답했다.
양측은 브릭스(BRICS) 협력 문제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왕 부장은 올해 브릭스 의장국인 러시아와 함께 브릭스의 영향력을 높이고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고, 라브로프 장관도 브릭스 협력의 성과를 높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 양측은 대화와 소통을 강화하고 분쟁 당사자들이 가능한 한 빨리 휴전하도록 촉구하며 인도주의적 구호를 원활하게 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양측은 이밖에 공동 관심사인 국제 및 지역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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