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 대선 앞두고 '당근과 채찍' 전략 강화
푸젠성 양안통합시범구 추가 정책과 무역 제재 확대 경고 동시 발표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대만 대선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중국이 '당근과 채찍'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대만을 향한 유화책을 내놓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무역 제재 확대를 예고하는 이중 전략이다.
독립 성향의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을 압박하고 친중 제1 야당 국민당에 힘을 실어주는 노골적인 선거 개입으로 해석된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전날 '푸젠성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융합 발전 시범구' 계획에 대한 추가 정책을 발표했다.
중국 상무부와 국가발전계혁위원회, 공업정보화부,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이 공동으로 발표한 해당 정책은 5개 분야 14개 조치를 추가로 제시하며 "대만과의 독특한 관계를 더 잘 활용하고 양안 통합 시범구로서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푸젠성과 마주 보고 있는 대만 관할 마쭈(馬祖)열도와 진먼(金門)섬 통합 계획을 강조했다.
마쭈열도와 진먼섬은 대만 본섬과는 멀리 떨어져 있으며 중국 푸젠성 해안과 매우 가까운 대만의 최전선이다. 진먼섬은 푸젠성 샤먼시와 불과 2㎞, 마쭈열도는 푸젠성 푸저우시와 약 16∼20㎞ 각각 떨어져 있다.
중국 당국은 푸젠성 해안 지역이 관세와 규제 완화, 협력적인 개발 구역 구축으로 진먼, 마쭈와 무역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푸젠성이 대만 시장에 맞는 포괄적인 전자상거래 시범 구역과 대만 중소기업을 위한 중국 본토의 선도적 플랫폼이 될 수 있는 소규모 상품 거래 시장을 구축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 공산당 최고 영도기관인 중앙위원회와 내각인 국무원은 지난해 9월 '푸젠에서 대만해협 양안 융합 발전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양안 융합 발전 시범구로 건설하는 것을 지지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발표했다.
두 달 후에는 이를 실천하기 위한 15개 시행 조처를 발표했다.
대만인의 푸젠성 내 거주 증명서 발급 처리 기한을 단축하고, 65세 이상 대만인에게는 도시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푸젠성은 또한 부모가 대만 출신인 '대만인 2세' 장얼슝을 부성장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대만의 중국 본토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는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중국 공산당이 일방적으로 대만을 통합하려는 통일전선 술책의 일환"이라고 비판했다.
중국은 같은 날(9일) 동시에 채찍도 꺼내 들었다.
중국 상무부는 '양안(중국과 대만) 경제협력기본협정'(ECFA) 중단과 관련해 "대만산 농수산물, 기계류, 자동차 부품, 섬유 등에 대한 관세 감면을 중단하는 추가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달 대만산 화학제품 12개 품목에 대해 ECFA에 따라 적용하던 관세 감면을 중단하고 현행 규정에 따른 세율을 부과한다고 밝혔는데, 관세 감면 품목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상무부는 그러면서 "대만 민진당은 중국 무역 규제를 해제하기 위한 어떠한 효과적인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정치적 농간을 부리며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정치적 책동에 나섰다"고 민진당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대만의 중국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는 전날 성명을 통해 "여러차례 의견을 내고 기존 틀에서 협상할 것을 제안했다"며 "그러나 중국 목표는 선거에 개입하는 것으로, 대만 제안에 귀를 막고 듣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이어 "중국은 대만 선거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거짓말하면서 각종 수단으로 선거에 개입하며 유권자의 투표 행위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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