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일상 파고든 AI혁명' 확인한 CES…국가차원 전방위 지원 나서야

입력 2024-01-08 15:12
[연합시론] '일상 파고든 AI혁명' 확인한 CES…국가차원 전방위 지원 나서야



(서울=연합뉴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4가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올린다. 시대를 선도하는 첨단기술의 흐름을 한눈에 조망해보는 CES의 올해 화두는 인공지능(AI)이다. 재작년 말 오픈AI의 챗GPT 등장을 계기로 일상을 파고든 AI 혁명이 기업의 미래 성장과 생존을 가를 핵심 관건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CES에는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인 150여개국의 3천500여 기업이 참여한다.

최대 관심은 AI가 각 산업과 기술에 어떻게 융합하며 새로운 미래상을 선보이느냐다. 빅테크와 스타트업 가릴 것 없이 사활적 경쟁에 돌입한 기업들은 이번 전시회에서 스마트홈과 모빌리티, 건설기계, 에너지 등 전 산업분야에 걸쳐 AI와 접목된 최첨단 신기술과 제품을 쏟아낼 예정이다. 인터넷 없이도 생성형 AI를 구동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 칩' 장착 스마트폰을 비롯해 차량용 AI 비서, AI 냉장고, 스마트홈 AI 에이전트, 분리수거 로봇 등이 대표적이다. '올 투게더, 올 온'(All Together, All On)이라는 올해 슬로건처럼 모든 곳에 AI가 스며드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AI는 전기와 수도처럼 거의 모든 분야에 활용되는 범용 기술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CES 주관사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AI가 모든 산업을 이끌어가는 트렌드"라고 밝혔다.



한국 기업들도 AI 기술경쟁에 동참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온디바이스 AI 기술을 비롯해 AI용 최첨단 메모리 솔루션을 대거 선보이고, 현대자동차는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 시제품과 AI를 자동차에 접목한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기술, 수소연료전지 기술 등을 공개한다. 특히 획기적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승부를 건 국내 스타트업의 활약도 주목된다. 올해 신설된 CES AI분야 혁신상 28개 가운데 16개를 한국 스타트업이 휩쓸었다.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 기업이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국내로 눈을 돌리면 우려되는 점이 적지 않다. 지난해 발표된 영국 데이터분석 미디어 토터스인텔리전스의 '글로벌 AI 지수' 조사 결과 한국의 AI 지수는 62개국 중 6위였지만, 부문별로는 민간투자가 18위, 연구수준은 12위에 그쳤다. 주요국들은 AI 인재 육성과 투자, 지원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여전히 낡은 제도와 규제로 사업을 하기 어렵다는 기업들의 하소연이 끊이지 않는다. AI 기술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정부와 국회가 AI 투자 활성화와 인재 육성, 초격차 기술개발을 위한 정책 수립과 재원 마련 등 전방위적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 규제 혁파와 제도 개선을 통해 AI 산업이 내실 있게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에도 힘써야 한다. 비상한 각오로 국가 차원에서 총력 대응에 나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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