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현장] 교통체증 해결책 머스크 루프…LVCC→도심 이동에 3분 걸려
도보로 25분 거리…호텔 등 밀집한 '리조트 월드' 몰로 연결, 요금 5달러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7일 오전(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개막일인 9일까지 이틀이 남았지만, LVCC 각 전시관을 연결하는 '베이거스 루프'(Vegas Loop)는 이날 이미 운행을 하고 있었다.
베이거스 루프는 테슬라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미국의 도심 교통 체증을 완화하겠다고 선보인 지하 이동 시스템이다. 땅속 12m 깊이에 터널을 뚫어 테슬라 차량으로 고객을 실어 나른다.
머스크는 라스베이거스 전역의 지하에 55개 역을 만들어 공항과 도심 곳곳을 연결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 개통된 역은 LVCC 내 4개 역과 호텔이 밀집한 도심의 리조트 월드 등 5곳이다. 리조트 월드역은 가장 최근인 2022년 7월 개통됐다. 이들 역을 연결하는 전체 길이는 4.7㎞에 이른다.
베이거스 루프는 LVCC에서 행사가 있을 때만 운행하는데, 행사 기간에는 100대의 차량이 하루 평균 3천명가량을 실어 나르고 있다.
개통된 5개 역은 서쪽으로부터 리조트 월드, LVCC 리비에라, 웨스트홀(서관), 센트럴홀(중앙관), 사우스홀(남관)이 위치해 있다.
센트럴홀에서 모델Y를 타고 리조트 월드로 이동해 봤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 직원의 안내를 받았다. 직원은 요금이 5달러라고 안내했다.
LVCC 내에서 이동할 때는 행사 출입증이 있으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리조트 월드는 LVCC 밖에 있기 때문이다.
요금은 차량 1대가 아닌 1인당으로 책정됐다. 다만, 5달러를 내면 추가 비용 없이 하루 종일 이용할 수 있다. 1일 이용권이 5달러인 셈이다.
차량은 테슬라 고급 기종인 모델X가 대기하고 있었다. 베이거스 루프에는 대부분 모델Y와 모델X가 이용된다고 차량 기사 타냐 본은 말했다.
차량 뒷문이 새 날개처럼 펼쳐지는 모델X는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휠체어 거치대도 장착돼 있었다.
센트럴홀을 출발한 차량은 한 대밖에 지나가지 못하는 지하터널을 통해 웨스트홀로 이동했다. 웨스트홀에서는 잠시 지상으로 나온 뒤 리조트 월드라고 적힌 지하터널로 다시 내려갔다.
이동 중 타냐 본은 "우리는 지금 라스베이거스 스트립(Strip) 밑을 관통하고 있다"며 "바로 위가 호텔과 리조트가 밀집한 곳이다"라고 말했다.
시속 약 50㎞로 달린 차량은 LVCC 리비에라를 지나 리조트 월드에 도착했다. 센트럴홀을 출발한 지 4분 만이다. 웨스트홀에서는 3분이 걸렸다.
리조트 월드에서 센트럴홀까지 거리는 약 1.3㎞, 걸어서는 25분이 걸린다. 지하터널이 좁고 굽어지기도 했지만, 일방통행이고 신호등이 없어 멈추지 않는다.
차량에서 내린 뒤 바로 앞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한 층을 올라오자, 리조트 월드와 곧장 연결됐다.
리조트 월드는 카지노와 쇼핑, 클럽 등을 즐길 수 있는 몰이다. 오픈한 지는 3년됐다고 몰 직원은 말했다.
특히 도심의 힐튼, 콘래드, 크로퍼드 호텔을 연결하며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관광 장소 중 한 곳이다.
이번 CES 기간 13만명이 라스베이거스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행사 기간 머스크의 루프는 인기를 끌 전망이다.
머스크는 리조트 월드와 같이 라스베이거스 도심 주요 곳곳을 지하로 연결해 향후 베이거스 루프를 24시간 운행한다는 계획이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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