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우크라 전장서 자국민 희생 속출에 "러시아 취업 금지"
러·우크라군 입대 네팔인 200여명…10명 사망 확인·100여명 실종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네팔 정부가 자국민 수십명이 용병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실종되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취업을 금지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네팔 외무부에 따르면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네팔인 200명 이상이 러시아 군대에 입대했다.
이 중 10명이 전투 중 사망했고 100명 이상이 실종됐다.
우크라이나 군대에 입대한 네팔인은 러시아군 입대자 수보다 적을 것으로 추정됐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 또는 실종된 네팔인의 수가 늘자 네팔 국내에서는 네팔 병사들을 전쟁 양측에 배치하지 말 것과 사망자의 유해를 인도하고 유족에게는 보상하라는 요구가 커졌다.
네팔 정부는 이에 대응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취업 허가 중단 조치를 내렸다.
카비라즈 우프레티 네팔 해외고용국 국장은 국영 통신사 RSS에 "전쟁 중인 이들 국가에 입국하는 네팔인의 잠재적 위험과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추가 조치가 있을 때까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의 취업 허가가 일시 중단됐다"고 말했다.
네팔 국민은 취업을 위해 외국으로 가려면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앞서 네팔 정부는 지난달 러시아 정부에 러시아군에 고용된 네팔인 6명이 사망했다며 자국민 용병 고용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네팔 정부는 러시아에 이들 6명의 시신을 즉각 돌려보내고 유족에게 보상금을 지불하라고 요청했다.
인신매매업자들은 점점 더 많은 네팔 청년을 러시아군에 입대시켜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해왔다.
지난달에는 네팔 청년 150~200명을 러시아로 넘긴 일당 12명이 지난달 붙잡혔다. 이들은 관광비자로 러시아에 입국하는 대가로 1인당 9천달러(약 1천200만원)를 받은 뒤 러시아군에 입대하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았다.
청년 중 상당수는 이들 업자로부터 러시아 시민권을 속성으로 취득하거나 자국에서 받을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급여를 제안받았다.
러시아 군에 입대했다가 전사한 네팔인 남성 루팍 카르키는 한국에서 일자리를 찾다가 이후 학생 비자로 러시아로 간 경우다.
그는 러시아에서 시민권과 더 많은 월급을 받기를 기대하며 군대에 입대했다고 카르키의 유족은 현지 언론에 밝혔다.
카르키는 가족들에게 6개월짜리 훈련 과정에 들어간다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훨씬 빨리 군에 배치돼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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