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헤즈볼라 충돌 격화에 레바논서 난민 7만6천명 양산"
IOM 집계…"2%만 대피소 머물러…대부분 친척 집 전전"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무력 충돌이 격화하면서 레바논에서 난민 7만6천명 이상이 양산됐다고 국제이주기구(IOM)가 밝혔다.
AFP 통신에 따르면 IOM은 4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스라엘과 국경을 접한 레바논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지난 3개월간 난민 7만6천17명이 발생했다고 집계했다.
이들 난민 가운데 불과 2%만이 항구도시 티레 등 남부에 마련된 대피소 14곳에 머무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80% 이상은 친척 집 등을 전전하고 있으며 그 외에는 국경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동하거나 아파트를 빌렸다고 IOM은 분석했다.
이날 보고서는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한 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사이 충돌이 격화하는 가운데 나왔다.
이번 전쟁에서 하마스를 지원하는 헤즈볼라는 그동안 국경 지역에서 이스라엘과 미사일 및 로켓을 이용해 공격을 주고받아 왔다.
그간 레바논에서는 헤즈볼라 무장대원 129명, 언론인 3명을 비롯한 민간인 최소 20명 등 175명이 사망했다고 AFP는 전했다. 이스라엘 북부에서도 군인 9명, 민간인 5명이 숨졌다고 현지 당국은 집계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일에는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정체불명의 무인기 공격으로 하마스 정치국 부국장이자 전체 서열 3위로 알려진 살레흐 알아루리가 사망하면서 양측 긴장은 더 고조됐다.
이스라엘은 침묵을 지키고 있으나 이번 공격의 유력한 배후로 지목된 상황이다. 최근 이스라엘 당국자 다수는 접경지역 내 헤즈볼라 주둔과 활동을 더는 용인할 수 없다고 경고한 바 있다.
헤즈볼라 최고 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는 이와 관련해 "우리가 침묵할 수 없는 중대 범죄"라며 "적이 레바논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려 한다면 우리는 어떤 제한도, 규칙도, 구속도 없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 상황이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으로 치닫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이날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새 전쟁을 막아야 한다는 특명을 안고 중동 방문길에 올랐다. 지난해 10월 개전 이후 4번째 중동행이다.
국무부는 블링컨 장관의 이번 방문에 대해 지금까지 일관되게 해왔던 것처럼 확전을 막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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