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한파에 홍수까지…-43도 핀란드, 전기요금 20배↑(종합)
북유럽 정전·교통 마비로 대혼란…유럽 중북부는 홍수 피해
(서울·브뤼셀=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정빛나 특파원 = 북유럽에 한파가 몰아치면서 주요 도로가 얼어붙고 수천가구가 정전을 겪는 등 혹독한 겨울을 나고 있다.
유럽 중북부 일대에는 또다시 폭우가 쏟아져 인명사고까지 발생하는 등 홍수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전날 핀란드 에논테키오 지역의 기온은 영하 43.1℃로 올겨울 들어 가장 낮았다. 기상학자들은 이번 주에 기온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평년을 밑도는 이례적 한파에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요금도 폭등했다.
이날 핀란드의 평균 전력 가격은 Mwh당 890.53유로로, 직전 최고치인 2010년 505.68유로를 한참 웃돌았다.
핀란드 경제부는 "현물 계약을 맺은 고객의 경우 (5일의) 전기요금이 평균 하루치 요금의 20배 비쌀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핀란드 당국은 시민들에게 정전 방지를 위해 전력 수요가 최고인 시간대에 전력 사용을 절약하라고 당부했고 현지 가스공급사 가스그리드는 액화천연가스(LNG)를 긴급히 추가 주문할 방침이다.
북유럽의 다른 지역도 사정은 비슷하다.
스웨덴 공영 라디오는 현지 기온이 영하 38℃까지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이 영향으로 4천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겼고, 남부 지역에서는 도로 결빙·폐쇄로 귀가하지 못한 운전자들이 도로 위 차 안에서 밤을 지새우거나 인근 실내 경기장으로 대피했다.
덴마크에서는 서부와 북부에 강풍과 눈이 불어닥쳤다. 경찰은 "불필요한 여행을 피하라"고 운전자들에게 권고했다.
노르웨이 오슬로와 덴마크 코펜하겐을 왕복하는 여객선 크라운 씨웨이호는 한파 영향으로 지난 3일 코펜하겐에 정박하지 못했다. 승객 900여명은 오레순 해협 위에서 밤을 보낸 뒤 이날 코펜하겐에 도착했다.
AP통신은 이번 한파로 고속도로와 주요 도로 곳곳이 폐쇄되면서 운전자가 몇시간 동안 차 안에 갇혀 추위에 떨어야 했으며 철도 운행도 차질을 빚었다고 전했다.
독일 중북부 등은 작년 연말 쏟아진 폭우로 인해 홍수 피해를 봤는데, 최근 며칠간 또다시 비가 쏟아져 재차 홍수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프랑스에서는 작년 11월과 12월에 홍수가 났던 북부의 여러 마을이 또다시 물에 잠겨 이재민 수백명이 발생했다.
프랑스 경찰은 낭트시 인근에서 73세 남성이 부분적으로 물에 잠긴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일 빵을 사러 집을 나간 후 돌아오지 않아 실종 신고가 된 상태였다.
영국에서는 잉글랜드 중부, 특히 노팅엄셔의 트렌트강 인근에서 광범위한 홍수가 발생하고 남부 지역에도 폭우가 쏟아졌다. 영국 전역에 발령된 홍수 경보만 220건이 넘었다.
지난 2일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역은 폭풍 헨크의 영향권에 있었다. 당시 옥스퍼드 인근에서 87세 여성이 땅바닥에 쓰러져 있는 나무를 향해 차를 몰았다가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네덜란드 경찰도 지난 2일 자전거에서 떨어져 사망한 75세 남성이 폭풍 영향으로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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