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은 서두르자는데…지지율 낮은 英총리 "총선은 하반기에"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 총선 시기에 관해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올해 하반기를 제시하자 야당은 5월에 선거를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수낵 총리는 4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올해 하반기에 총선을 치르게 될 것 같고 그때까지 하고 싶은 일이 많다"고 밝혔다. 그가 영국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인 총선 시기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 하원은 의원 임기가 최대 5년이므로 2025년 1월 28일까지는 총선을 치러야 한다. 구체적 총선 시기는 총리가 결정할 수 있다.
최근 영국 언론에선 '5월 총선설'이 유력하게 제기됐지만 이날 수낵 총리는 일단 선을 그었다.
집권당인 보수당의 지지율이 낮게 나오는 상황에서 수낵 총리는 총선일을 최대한 늦추며 반전 기회를 노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22일 여론조사 결과 제1야당인 노동당은 지지율 43%를 기록, 보수당(25%)보다 18%포인트나 앞섰다.
여론조사회사 델타폴의 공동 창업자 조 트위먼은 "2021년 12월 이후 여론조사에서 보수당이 한 차례도 노동당을 이긴 적이 없고 2022년 9월부터는 두 자릿수 격차가 유지됐다"고 말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이런 분위기라면 영국은 이번 총선에서 정권이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선 보수당이 얼마나 크게 지느냐가 관심이라는 말도 나온다.
수낵 총리는 "경제를 잘 관리하고 세금을 깎아주고 불법 이주 문제도 계속 처리하고 싶다"며 총선을 하반기에 치러야 할 이유를 강조했다.
수낵 총리의 하반기 총선 언급에 노동당은 "다우닝가 10번지(총리실)에서 버티지 말고 총선일을 정하라"고 말했다. 자유민주당은 수낵 총리가 5월 총선을 무서워하며 필사적으로 권력에 매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수낵 총리의 '버티기 작전'과 달리 보수당 일부에는 지지율이 더 떨어지기 전에 조기 총선을 하는 게 낫다는 목소리가 있다.
격전지 지역구 의원들로선 총선을 하반기로 정했다가 5월 지방선거에서 대패하면서 패색이 더 짙어지는 것보다는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르는 편이 그나마 유리하다는 계산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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