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로 병목·지정학적 긴장…글로벌 공급망, 새해도 위태
WSJ "수입업자들의 중국 외면 현상 이어질 것"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글로벌 공급망이 새해에도 주요 무역 항로의 병목 현상과 지정학적 긴장 때문에 혼란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전망했다.
글로벌 공급망은 세계적으로 중요한 무역 통로인 수에즈 운하와 파나마 운하의 차질 속에 새해를 맞았다.
컨테이너 선박들은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 위협 때문에 수에즈 운하를 피해서 운항하고 있고, 파나마 운하는 가뭄으로 해상 교통이 제한되고 있다.
선박들이 우회로를 택하면서 운송에 걸리는 시간이 일주일 이상 길어지고 있다.
지정학적 긴장은 세계 공급망을 한층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두 개의 전쟁으로 곡물과 원유, 소비재의 물류는 위협받고 있다.
이는 국가와 기업이 수십 년에 걸쳐 구축한 무역 지도를 다시 그리도록 할 수 있다.
기후 변화와 미국으로 향하는 중남미 이민자들의 급등 또한 공급망을 교란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기업들 재고 관리 방식의 변화 조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기간 업체들은 적시(just-in-time) 생산에서 재고를 넉넉하게 쌓아두는 비상대비(just-in-case) 전략으로 돌아섰다.
최근 대부분의 재고가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돌아옴에 수입업자들은 새로운 주문을 넣는 상황이다.
하지만, 분석기관 S&P 마켓 인텔리전스의 분석가들은 높은 금리로 대규모 재고를 운반하는 데 대한 비용이 늘어나 일부 기업이 공급 위험이 증가하더라도 적시 생산 전략으로 후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입업자들의 중국을 외면하고 베트남과 인도, 멕시코 등으로 눈을 돌리면서 세계 무역 흐름이 바뀌는 모습도 보인다.
특히 지난해 멕시코는 중국을 제치고 미국의 최대 교역국이 됐다.
이런 흐름을 올해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트럭 화물 시장 분석업체 ACT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멕시코발 대형 트랙터 주문량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50% 넘게 증가했다.
anfo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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