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터면 대참사…日화재여객기 승객 "기내, 연기로 지옥같았다"(종합)
379명 탑승 JAL여객기, 하네다공항 활주로서 다른 항공기 충돌…"창문으로 오렌지색 화염"
신속한 대피에 "연기 속 앞사람 따라가"…사고 원인엔 "항공기 실수거나 관제사 실수"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 활주로에서 2일 오후 일본항공(JAL) 여객기와 일본 해상보안청 항공기 충돌로 발생한 화재 현장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온 JAL 탑승자들은 당시 기체 내부에 연기가 가득 차 마치 지옥과 같았다고 아찔한 순간을 떠올렸다.
AP통신에 따르면 JAL 여객기의 한 탑승객은 "기내가 몇 분 만에 연기로 가득해져 지옥과 같았다"며 "우리는 어디로 가는지 몰랐고 바깥으로 뛰어나갔다. 그것은 혼돈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탑승객은 교도통신에 "착륙 당시 (기체가) 무언가에 부딪혀 밀려 올라가는 느낌이 있었다"며 "이내 창문으로 불꽃이 보였고 기내는 가스와 연기로 채워졌다"고 사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현지 공영방송 NHK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사고 당시 사진과 영상을 보면 기내에서 하얀 연기 같은 것이 떠다니는 것이 확인된다고 보도했다.
사고 여객기 탑승객은 "기내에서 동영상을 촬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기체에서 오렌지색 화염이 치솟고 폭발음이 들려서 놀랐다"며 "기내에 대기하고 있으라는 안내가 있어서 일단 대기하고 있었다"고 말했다고 NHK는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탑승객이 촬영해 SNS에 올린 영상을 보면 연기가 자욱한 기내에서 승객들이 소리를 지르고, 대피용 슬라이드를 통해 나오는 장면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일본항공 여객기 탑승자 379명이 비교적 짧은 시간에 전원 탈출한 것과 관련해 아사히신문은 승무원들이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매년 한 차례씩 모든 승객을 90초 이내에 대피시키는 훈련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여객기에 탑승했던 한 여성은 "기내에서 자세를 낮추라는 지시는 있었지만, 혼란스러운 와중에 도망치라는 명확한 안내는 없었다"며 승무원들의 유도가 아니라 "앞사람을 따라간 덕분에 탈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JAL 여객기는 이날 홋카이도 삿포로 인근 신치토세공항을 이륙해 오후 5시 47분께 도쿄 하네다공항에 착륙한 직후 활주로에서 해상보안청 항공기와 충돌했다.
일본항공 항공기에 탑승했던 승객과 승무원 등 379명은 모두 무사히 탈출했으나, 해상보안청 항공기 탑승자 6명 중 5명은 사망했다.
활주로에서 두 항공기가 충돌한 이유와 관련해 아사히는 항공기 관제 관련 오류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일본 항공기 전문가는 "일본항공과 해상보안청 항공기 중 한쪽이 관제사 지시를 잘못 들었을 수 있다"며 "또 관제사가 실수를 저질렀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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