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코소보, 새해부터 비자 면제…서발칸 6개국 중 '막차'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유럽연합(EU)과 발칸반도 소국 코소보 간 비자 면제 협정이 1일(현지시간)부터 발효됐다고 로이터,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코소보 국민은 새해부터 180일 기간에 90일 동안 EU 회원국은 물론 스위스 등 유럽 내 자유통행조약(솅겐조약) 가입국을 비자 없이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코소보 수도 프리슈티나 국제공항에는 EU 국가로 출국하려는 새해맞이 여행객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공항에 나와 여행각을 맞은 알빈 쿠르티 코소보 총리는 "우리는 너무 오래 기다렸고, 이것은 오랜 부정의였지만 마침내 우리는 해냈다"고 말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엑스(X)를 통해 "EU의 역사적인 결정"이라며 "코소보와 EU 모두에 상당한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환영 메시지를 냈다.
인구 180만명의 코소보는 서부 발칸 6개국 가운데 가장 늦게 EU로부터 비자 면제를 받았다.
2009년 세르비아·몬테네그로·북마케도니아, 2010년 알바니아·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가 EU와 비자 면제 협정을 맺었지만 코소보는 제외됐었다.
2018년 EU는 코소보와 비자 면제 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모든 요건이 충족됐다고 밝혔으나 프랑스, 네덜란드의 반대로 결정을 보류했다.
EU 회원국이 코소보와 비자 면제 협정을 꺼렸던 가장 큰 이유는 이민자 대량 유입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EU 무비자 정책이 코소보인의 불법 취업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코소보는 2021년 기준 노동자의 월평균 임금이 435유로(약 62만원)에 불과한 데다 청년 실업률이 20%를 넘는 유럽 최빈국 중 하나다.
코소보 정부는 비자 면제 프로그램을 취업의 기회로 악용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세르비아의 일부이던 코소보는 1998년 알바니아계 반군이 독립을 요구하며 세르비아에 저항한 것을 발단으로 알바니아계 주민 1만여명을 포함해 1만3천여명의 희생자를 낸 참혹한 내전을 겪었다.
코소보는 이후 2008년 세르비아에서 분리 독립했다. 미국과 대부분의 EU 회원국을 비롯해 서방 110개국 이상이 코소보를 독립 국가로 승인했으나 세르비아와 러시아 등은 여전히 코소보를 개별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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