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한미 금리역전 지속…연내 최장 기록 경신 확실시
이달로 19개월째…역대 최장은 2005~2007년 26개월간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한국과 미국의 정책금리 역전 현상이 올해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연내 최장 기록 경신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미 정책금리 역전 현상은 일시적으로 금리차가 없었던 지난 2022년 8월을 제외하면 그해 7월부터 이달까지 19개월째 이어졌다.
과거 양국 금리가 역전된 시기는 모두 세 차례였다.
1999년 7월부터 2001년 3월까지 21개월, 2005년 8월부터 2007년 9월까지 26개월, 2018년 3월부터 2020년 2월까지 24개월간 등이었다.
이대로라면 올해 9월에 종전 최장 기록을 갈아치우게 되는 셈이다.
한은은 지난 2021년 8월 0.50%였던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1월까지 총 10차례에 걸쳐 3.50%로 높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경우 2022년 3월 0.00~0.25%였던 정책금리 목표 범위를 0.25~0.50%로 올린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7월까지 모두 11차례 금리를 인상했다.
미국 기준금리에서 한국 기준금리를 차감한 역전 폭은 지난해 7월부터 이달까지 사상 최대인 2.00%p로 유지되고 있다.
이런 금리 역전 현상은 올해 연말까지도 해소되기 어렵다는 게 지배적인 전망이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주요 10개 투자은행(IB)이 연준의 올해 연말 정책금리를 평균적으로 4% 초반대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준이 금리를 기존 5.50%에서 4.50%로 1.00%p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본 투자은행이 4곳(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 모건스탠리, 노무라)으로 가장 많았다.
투자은행 가운데 가장 큰 폭의 금리 인하를 예상한 웰스파고와 TD은행도 미국의 연말 기준금리를 3.50%로 예상했다. 한국의 현재 기준금리와 같은 수치다.
더구나 한은도 올해 2~3분기께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결과적으로 한미 금리 역전은 올해 내내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거의 사라진 가운데 연준의 실제 금리 인하 속도가 투자은행 전망보다 더 느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은은 "2022년 말에도 투자은행들이 대체로 연준보다 정책금리 수준을 낮게 전망했으나, 결국 연준 전망대로 조정했다"며 "향후 이런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금융센터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일부 시장 기대와 달리 연준의 올해 3월 금리 인하는 어려울 것"이라며 "6~7월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한미 기준금리 차이는 금융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지난해 11월 보고서에서 "큰 폭의 내외금리차 역전 현상의 지속은 우리 경제주체들의 자본 조달 비용 상승과 해외투자 시 환 헤지 비용의 상승을 초래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금리 역전 상황에서 중대한 글로벌 외부 충격이 가세하는 경우 우리 경제의 위기 대응력과 회복력이 더욱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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