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삼성전자 매수 평단은…"8만전자 앞두고 수익권 전환"
키움증권 고객 계좌 분석…"평균 7만4천800원에 샀다"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3년 전 이맘때쯤 주식투자를 처음 시작하며 '동학개미' 군단에 합류한 직장인 김모(33)씨는 최근 증권사 계좌를 바라볼 때마다 흐뭇한 기분이다.
김씨는 "2021년 1월 삼성전자[005930] '89층 주민(주가가 8만9천원일 때 매수했다는 뜻)'이었다"며 "이후 꾸준히 추격매수를 하면서 매입가를 6만7천원까지 떨어뜨렸다"고 말했다.
2021년 초 당시 200만원 남짓이던 투자금은 꾸준히 이른바 '물타기'(주가가 하락할 때 주식을 추가 매수해 평균매입단가를 낮추는 것)를 해 500만원대로 불어났다. 현재 삼성전자 수익률은 약 20%다.
"애증의 삼성전자"라던 그는 "더 이상 물 탈 돈도 없고 추가로 넣을 생각도 없다"며 타이밍을 보고 매도할 기회를 재고 있다고 덧붙였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씨와 같은 '동학개미'들은 최근 삼성전자 한 종목에 대해 대부분 평가이익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리테일 시장 점유율 1위 증권사인 키움증권이 고객 계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키움증권 고객들의 삼성전자 주식 평균 매수가격은 7만4천800원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7만원대 중반에 오른 시점이 지난달 중순께임을 고려하면, 비교적 최근인 1∼2주 이내에 평가손실 구간에서 평가이익 구간으로 진입한 것이다.
지난해 초 5만원대였던 삼성전자 주가는 반도체 감산 효과 등에 힘입어 상반기 내내 꾸준히 올랐다. 다만 하반기에 접어들자 한동안은 6만5천∼7만3천원대 사이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며 횡보세를 보였다.
이후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전망과 실적 개선 기대감이 두드러지면서 작년 11∼12월 두 달간 약 19% 상승했다. 12월 한 달 동안에는 10.56%나 올랐다.
이 기간 삼성전자 주가를 끌어올린 건 외국인이었다. 외국인투자자는 12월 한 달간 삼성전자 보통주 1조5천75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의 삼성전자 매도세는 거셌다. 개인은 총 2조8천86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투자자들의 관심은 추가 상승 여력에 쏠려있다.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증권사 평균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9만1천958원이다. SK증권이 지난해 11월 10만원을 제시해 가장 높고, BNK투자증권이 8만2천원으로 가장 낮다.
최근 증권가에서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되고 있다.
전날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9만4천원에서 9만5천원으로 높여 잡으며 "올해 2분기부터는 감산 폭 축소에 따른 고정비 분배와 수익성 회복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삼성전자로 대표되는 반도체주 강세가 코스피 상승을 견인하는 최근의 흐름에 의구심을 표하는 의견도 일각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이 올해 증시 전망에서 공통적으로 제시한 코스피 상단 2,800선과 유망 업종으로 일제히 반도체주를 꼽은 것, 둘 중 하나는 틀린 전망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을 좋게 보면서 지수 상단을 2,800으로 유지할 수는 없다"며 "현재 코스피 2,650선에서 반도체를 더 좋게 본다는 얘기는 삼성전자는 10%, SK하이닉스[000660]는 그 이상 더 오를 수 있다는 이야기고, 그렇게 되면 지수는 2,900을 넘어가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현재의 기업이익 전망치와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레벨을 고려할 때 지수 상단 2,800선 전망이 터무니없이 낮은 수치라고 폄하하기도 어렵다"며 "결국 올해 증시 컨센서스는 반도체 업종 강세 주장이 맞아 코스피가 전망치 상단을 뚫거나 아니면 반도체 강세 전망이 틀리고 밴드 상단 전망이 맞거나 둘 중 하나로 귀결되며 컨센서스 중 하나는 틀리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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